박문종 화백 ‘선술집 풍경’ 펴내
광주지역의 중견화가 박문종(52)씨가 8일 광주·화순·담양 일대의 서민 술집 46곳을 둘러본 200쪽짜리 순례기 <선술집 풍경>(전라도닷컴 출판)을 냈다.
이 책에는 후미진 골목 안에 오촉 전등불을 밝히고 구수하게 전어를 구워내는 송정리 장터국밥집, 백운동 고흥집, 나무전거리 개미집, 배고픈다리 실비집, 담양장 옛날순대집 등 숨어 있는 문화재(?)들의 명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만 원짜리 한 장이면 솜씨 좋은 주모와 덕담을 나누며 기분 좋게 취할 수 있는 대인시장, 말바우장, 무등시장, 남광주시장 등 재래시장 안 선술집들의 풍속화를 정감 있게 전달해 준다. 박씨는 막걸리를 앞에 두고 둘러앉은 서민들의 표정에 아련한 젓가락 장단과 술술 풀리는 너스레까지 버무려 술 생각을 절로 나게 만드는 문장과 그림 솜씨를 선보였다. 이력이 붙은 술꾼들의 속을 다스릴 홍어·꼬막·간재미·매생이 등 갖은 안주도 빠뜨리지 않고 소개했다.
박씨는 광주비엔날레의 <복덕방 프로젝트>에 참여해 대인시장 안에 아예 ‘만만한 홍어집’을 차리는 생활 속 전시로 화제를 뿌리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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