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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이주민에게 번 돈, 그들과 나누고파”

등록 2008-09-11 20:14

경남 김해에서 외국상인과 한국상인이 함께 어울려 결성한 ‘다국적상가협의회’의 출범식 모습.  사진 김해이주민인권센터 제공
경남 김해에서 외국상인과 한국상인이 함께 어울려 결성한 ‘다국적상가협의회’의 출범식 모습. 사진 김해이주민인권센터 제공
김해 ‘다국적 상가협의회’
내외국 상인 7명 결성…문화행사등 지원 계획
몽골·스리랑카식당, 추석때 음식 할인 제공도

“추석 연휴에 혹시 중앙상가 인근 식당에 가서 외국인들끼리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따뜻하게 인사해 주세요. 모두가 고향 그리는 마음을 달래는 외로운 친구들이니까요.”

지난 2일 경남 김해에서 외국인근로자를 상대로 영업하는 한국상인과 외국인상인 7명이 ‘진정으로 외국인근로자들과 더불어 살아가자’는 뜻으로 ‘다국적상가협의회’의 소박한 출범식을 열었다.

김해에 사는 등록 외국인은 지난달말 현재 1만1854명으로 경기 안산시 다음으로 많다. 중국인 2939명, 베트남인 2360명, 필리핀인 1120명 등 근로자가 1만69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미등록 외국인까지 더하면 훨씬 더 늘어난다. 휴일에 상가 밀집지역인 중앙상가에 가면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특수한 상황이 전국 첫 다국적상가협의회를 탄생시켰다. 외국인 회원은 원하영(베트남 쌀국수식당 하노이퍼), 알탕자야(몽골식당 조논), 나주(네팔식당 나마스테) 등 3명이다. 중국, 필리핀, 파키스탄 출신도 곧 가입할 예정이다. 한국인은 박성훈(스리랑카식당 월드마트) 협의회 회장과 이승환(미얀마식당), 김다순(인도네시아식당 와룽인도네시아), 한장훈(외국인 전용 식료품점 아시아마트)씨 등 4명이다. 이들의 가게는 모두 중앙상가에서 반지름 1km 안에 자리잡고 있다.

“추석이 되면 보나마나 갈 곳 없는 몽골 친구들이 우리 가게에 모일 겁니다. 그날은 보츠(몽골 고기만두)를 반값에 팔 거예요. 공짜로는 못줘요. 너무 많이 먹거든요.” ‘조논’의 업주 알탕자야(33·여)의 얘기다. 그는 2003년 한국에 와 공장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지난해 7월 식당을 열었다. ‘조논’은 왕자님이라는 뜻으로, 고향에서 운영하던 식당 이름을 그대로 딴 것이다.

그는 “전에는 고향음식을 맛보러 오던 친구들이 요즘은 가게를 차릴 수 있는 방법을 묻고 구체적인 상담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가게도 마찬가지다. 아직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고향을 떠나온 외국인근로자들에게 그 꿈이 결코 신기루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컴퓨터가게를 운영하다 스리랑카 출신 친구의 권유로 지난해 10월 스리랑카식당을 연 박성훈(42) 회장은 내년쯤 스리랑카에 컴퓨터가게를 낼 계획이다. 스리랑카 친구들을 도우려고 시작했다가 오히려 도움을 받게 됐다.

박씨는 “김해에는 외국인 덕택에 먹고 사는 상인들이 많아 그들에게서 번 돈을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베풀기 위해 협의회를 만들게 됐다”며 “아직 수입은 적지만 고향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스리랑카 친구들을 보면 돈을 버는 것보다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에는 스리랑카 손님들에게 공짜로 음식을 대접할 생각이다.

김해/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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