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에 숱하던 우물 가운데 두 곳이 되살아난다.
서울 서대문구가 우리동네 보물로 북아현동의 명수우물과 연희동의 장희빈우물 등을 선정해 복원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행정안전부가 ‘우리동네 보물찾기를 통한 참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차원에서 추진했고, 서울에서는 서대문구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우리동네 보물은 그 마을에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물·경관 등을 말한다.
연희동의 장희빈우물은 조선시대 숙종(1661~1720) 때 왕비에까지 올랐던 장희빈이 강등된 뒤 연희동에서 살면서 이 우물을 마셨다는 전설을 담고 있다. 연희동에는 60년대 후반부터 마을이 형성돼 5~6개의 우물이 있었지만, 장희빈우물이 가장 시원하고 좋았다고 마을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김재관 연희동장은 “도시 개발이 이뤄지면서 나머지 우물은 사라졌고, 장희빈우물만 남아 있다”며 “콘크리트로 덮여있는 ‘보물’을 자연석으로 다시 단장하고, 주위에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아현동의 명수우물도 이 마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북아현동 156번지에 ‘너븐바위’(너른바위)가 있어 행인들이 잠시 다리를 쉬어가곤 했는데, 그때 목을 축이던 곳이 명수우물이었다. 두께우물로도 불리는 명수우물은 물이 맑고 특히 피부병에 좋았다고 전해진다. 최채열 북아현동장은 “뉴타운 사업으로 마을의 역사가 사라질 위기”라며 “우물을 비롯해 흔적마저 사라진 말굽다리, 너븐바위 등을 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이밖에도 남가좌동 ‘우리동네 옛모습 담기 사진·그림 공모전’, 홍은동 ‘호박골 야생화 꽃동산 조성’ 등 사업을 통해 우리동네 보물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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