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단체들 불참 “관변체제 역사왜곡 우려”
초대 이사장 선정을 놓고 논란에 휩싸였던 제주4·3평화재단이 4·3관련 단체들이 불참한 채 결국 ‘관 주도’로 출범하게 됐다.
제주도는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초기에 개입했다가 슬그머니 발을 빼는 등 파행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특히 최근 국방부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요구를 비롯해 4·3 진실규명 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관 주도의 평화재단이 제구실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4·3연구소와 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 4·3범국민위 등 네 단체는 23일 ‘재단 출범에 따른 입장’을 통해 “관 주도 재단이 4·3문제의 해결에 중심적인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4·3위원회의 통폐합 시도에서 국방부의 교과서 개정 요구까지 4·3의 진상을 왜곡하고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의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여태껏 투쟁한 결과가 무위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제주도가 파행의 중심에 있었다”며 “유족 대표조차 설득하지 못하고, 발기인 총회를 제주도가 주도하는 구조로 치른 탓에 재단을 통해 4·3의 정신을 지켜내야 한다는 바람이 의미 없이 됐다”고 밝혔다. ‘제주4·3민중항쟁 60주년 정신계승을 위한 공동행동’도 이날 성명을 내고 “행정부지사를 초대 이사장으로, 자치행정국장을 재단 감사로 선출하는 등 관변체체를 구축하면서 일사천리로 추진할 태세”라며 “제주도는 재단 추진을 중단하고 범도민적 기구를 통해 재논의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22일 오후 열린 제4차 발기인 총회에서 4·3관련 단체 위원들은 “그동안 4·3문제 해결에 상징성과 헌신성이 있는 분을 합의추대 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지만 합리적인 논의조차 못한 채 관 주도로 갈 수밖에 없는 지경까지 와 참담하다”며 논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날 이사장에 선출된 이상복 부지사는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제주도가 이사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재단 출범이 우선인 만큼 재단 등기, 내년 사업 확정과 예산 확보 때까지만 제주도에서 이사장을 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다음달 말까지 법원에 설립 등기를 마치고 4·3평화재단을 발족시킬 계획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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