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제주는 지금 ‘테마마을’ 열풍

등록 2008-09-26 19:04

유적·동백꽃·말 등 ‘개인기’ 내세워 관광객 ‘유혹’
박물관 짓고 길 내고…‘동네경제’ 활력 불어넣기
‘박물관마을’, ‘동백마을’, ‘제주말의 본향’…. 떠난 주민들의 발길을 되돌리고 관광객도 끌어들이는 방법이 없을까? 마을도 매력적인 ‘개인기’가 필요한 시대다. 주민들이 먼저 마을의 역사와 풍광 등 장기와 특색을 찾아내 박물관도 짓고 길도 내며 새로운 ‘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 마을이 박물관 ‘마을 만들기’의 대표주자는 건입동이다. 탐라국 시대부터 수백년 동안 제주와 뭍을 잇는 제주의 관문으로 늘 사람들이 붐볐던 곳이지만, 구도심권 공동화 현상으로 한때 1만5천여명이었던 주민수가 80년대 초반 이후 크게 줄어 요즘은 1만1천여명까지 떨어졌다. 이런 건입동에 활기를 다시 불어넣으려고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찾아낸 매력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갖가지 유적들이다. 제주도 민속자료 1호 복신미륵(사진), 최초의 발전소 터, 해방 전후 최대의 공장 주정공장 터, 최초의 근대식 목욕탕 터를 비롯해 불미(풀무) 터, 말방아 터, 감옥 터, 서당 터, 유리공장 터, 소라통조림공장 터 등이 있다. 소롯길 등에는 일제 강점기 적산가옥부터 기와집이 비교적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제주시 관내 역사·문화유적지 표석 83곳 가운데 23곳이 이곳에 몰려 있다.

이를 이용해 최근 주민자치위원회는 ‘박물관 마을 만들기’를 벌이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단계 사업을 벌여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38곳에 간단한 설명과 함께 표석을 설치했다. 기존에 설치된 표석 18개와 합치면 56곳에 이른다. 2단계로는 올해 연말까지 동사무소와 함께 부두에 옛 등대 구실을 했던 도대불을 건립할 계획이다.

54년째 건입동에 사는 김봉오(68) 주민자치위원장은 “방치돼 있는 많은 유적을 재조명하고 마을도 활성화할 겸 마을 만들기 사업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건입동 산짓물에서 빨래를 하던 김아무개(67)씨는 “옛날 뱃길이 활발했을 때는 동네에 활기가 넘쳤다”며 “마을 만들기라도 해서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윤선홍 건입동장은 “조선시대 빈민을 돕는 데 앞장섰던 제주의 여인 김만덕이 만들었다는 객주 터도 복원할 계획”이라며 “박물관 마을 조성을 관광자원으로 연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동백나무가 자산 건립동 주민들이 구도심 공동화로 고심했다면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는 상대적으로 외진 마을로 어떻게 관광객을 끌어모을지 고심했다. 주민들은 제주도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한 군락을 이용해 ‘동백마을 만들기’ 사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동백나무 군락지에는 돌담과 제주 전래의 화장실인 ‘통시’, 올레길도 있어 관광객들에게 진기한 볼거리를 주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도 제격이었다. 지난해 동백고장 보존연구회를 발족한 김현섭(43)회장은 “마을에 경제적 자원이 없어 동백나무 군락지를 활용하게 됐다”며 “동백씨를 재료로 한 가공공장도 만들어 경제적 효과도 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백나무 오솔길도 만들고 있고, 300년 역사를 지닌 이 마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마을박물관을 만들기로 했다.

■ 제주말의 고향 과거 제주 목축업의 고장이었던 남원읍 의귀리는 ‘제주마의 본향’을 주제로 내세워 마을 만들기에 나섰다. 16세기 말 이 마을 출신 축산가 김만일(1550~1632)이 한라산 동남부 일대 사마목장을 운영했는데 전국 여느 국마목장보다 번성했다고 한다. 이 마을 사람들은 그의 활동을 널리 알리고 마을 발전에 응용하기로 했다. 김용호(51)이장은 “말을 많이 길렀던 마을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주민소득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말의 마을’ 이미지를 살려 관광객을 끌어들일 뿐 아니라 말의 뼈 등을 이용한 가공공장도 유치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는 생태자원인 저지오름과 문화자원인 문화예술인 마을을 바탕으로 한 에코빌리지를, 낙천리는 ‘아홉굿 마을’을 테마로 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글·사진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