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5천만원 들여 148곳 보급…보급학교 38%가 “거의 안써”
일선학교에 보급된 전자칠판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1일 “2001년부터 5억5000여만원을 들여 광주지역 초·중·고 148곳에 전자칠판 223대를 보급했다”며 “활용실태를 조사해보니 보급학교 중 37.9%인 56곳이 거의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학교별 조사에서 41곳(27.8%)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15곳(10.1%)은 ‘한해 10차례 이하 사용한다’, 92곳(62.1%)은 ‘한해 10차례 이상 수시로 활용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급된 전자칠판의 제품연한은 62.3%는 컴퓨터와 호환이 가능한 5년 이내였으나, 나머지 37.6%는 내구 연한을 넘긴 5년 이상이었다.
이런 사실을 반영하듯 전자칠판을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노후화’ ‘고장’‘해상도 낮음’‘유지보수 불편’ 등 제품의 성능을 문제삼는 쪽에 집중됐다.
교사들도 “학교 정보실이나 과학실에 한두대가 설치됐지만 상당수가 낡았고 조작법도 복잡해 활용하기 어렵다”며 “대부분 수시로 활용한다고 보고하지만 실제로는 영상투영기·실물화상기처럼 애물단지가 됐다”고 전했다.
장휘국 교육위원은 “현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값비싼 기자재를 덜컥 들여놓은 책임을 따져야 한다”며 “제품의 교체나 교사 연수 등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쪽은 “기능과 성능이 다양해 유럽과 미국에서는 널리 활용되는 미래형 기자재”라며 “앞으로는 정보화 기자재를 도입할 때 시범학교를 운영해 효과와 단점을 검토하는 등 신중하게 보급하겠다”고 해명했다.
전자칠판은 화면에 판서한 내용을 즉시 저장하고 출력하거나, 외부에서 사전 제작된 내용을 보여주는 정보화 기자재다. 컴퓨터나 프린터 등에 연결해 사용하며 한 대 값이 성능에 따라 200만~3500만원에 이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전자칠판은 화면에 판서한 내용을 즉시 저장하고 출력하거나, 외부에서 사전 제작된 내용을 보여주는 정보화 기자재다. 컴퓨터나 프린터 등에 연결해 사용하며 한 대 값이 성능에 따라 200만~3500만원에 이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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