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들 태룡씨와 둘째 아들 태휘씨(왼쪽 사진), 아버지 주덕식씨(오른쪽 사진)
아들 향한 편지 책으로 펴낸 주덕식씨
‘제대 뒤’ 걱정하는 아들에게 쓴 경험담 모아
부대에도 보낼 계획…“자식사랑 공감했으면” “면회 끝내고, 돌아서는 널 애써 외면했다. 고등학생에게 군복을 입혀 놓은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군대용어를 쓰는 네 모습에 옛 군대시절을 회고했다.”(사랑하는 아들에게 08년 4월15일) 평범한 아버지인 주덕식(52)씨가 최근 입대한 두 아들과 주고받은 편짓글을 모아 <너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이냐?> 책을 펴냈다. ‘외환위기의 아픔을 견디어가는 어느 아버지가 군대에 간 두 아들에게 눈물로 쓴 반성문’이라는 긴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주씨가 큰아들 태룡(21)씨를 군대에 보내고 아들에게 쓴 에세이 형식의 긴 편짓글로 태룡씨가 ‘제대한 뒤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자 쓰기 시작했다. “뭘 말하면 도움이 될까 생각하다 보니 머리가 복잡해 지더군요. 인생을 정리하듯 쓰기 시작했습니다.” 첫 글 제목은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돈벌이가 된다는 말에 이것 저것 하다 빚더미에 올라앉았던 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아이들에게 많은 상처를 준 일을 반성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말하는 법, 상대방 입장이 돼 하는 대화, 늘 넓은 곳을 보는 법 등을 적었다. 경험을 통해 모난 삶이 주변인들에게 얼마나 고통이 되는 지를 예로 들며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관계를 유지하려는 마음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고집스럽고 엄한 아버지의 글을 받아든 태룡씨는 늘 편지마다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감사와 사랑, 모범을 보이는 군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을 담아 보냈다. ‘행군할 때 아버지를 생각하며 걸으라고 하셨는데 뒤꿈치가 폭격을 맞아 고통에 그럴 겨를이 없었다’는 글귀를 보면 편지가 쌓이면서 굵은 인생 얘기를 하던 부자 사이가 이젠 잡다한 일상을 챙길 만큼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다. 작은아들 태휘(20)씨에 대한 얘기가 많지 않은 건 지난 7월 입대했기 때문이다. 그는 두 아들이 복무하는 부대원들에게 이 책을 선물할 작정이다. 아버지들의 자식 사랑을 느끼고 정체성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전역하면 모든 걸 아이들이 알아서 하도록 간섭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애들이 좋다고 인사시킨 며느릿감이 마음에 안 들면 어쩌죠?” 책을 든 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부대에도 보낼 계획…“자식사랑 공감했으면” “면회 끝내고, 돌아서는 널 애써 외면했다. 고등학생에게 군복을 입혀 놓은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군대용어를 쓰는 네 모습에 옛 군대시절을 회고했다.”(사랑하는 아들에게 08년 4월15일) 평범한 아버지인 주덕식(52)씨가 최근 입대한 두 아들과 주고받은 편짓글을 모아 <너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이냐?> 책을 펴냈다. ‘외환위기의 아픔을 견디어가는 어느 아버지가 군대에 간 두 아들에게 눈물로 쓴 반성문’이라는 긴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주씨가 큰아들 태룡(21)씨를 군대에 보내고 아들에게 쓴 에세이 형식의 긴 편짓글로 태룡씨가 ‘제대한 뒤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자 쓰기 시작했다. “뭘 말하면 도움이 될까 생각하다 보니 머리가 복잡해 지더군요. 인생을 정리하듯 쓰기 시작했습니다.” 첫 글 제목은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돈벌이가 된다는 말에 이것 저것 하다 빚더미에 올라앉았던 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아이들에게 많은 상처를 준 일을 반성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말하는 법, 상대방 입장이 돼 하는 대화, 늘 넓은 곳을 보는 법 등을 적었다. 경험을 통해 모난 삶이 주변인들에게 얼마나 고통이 되는 지를 예로 들며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관계를 유지하려는 마음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고집스럽고 엄한 아버지의 글을 받아든 태룡씨는 늘 편지마다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감사와 사랑, 모범을 보이는 군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을 담아 보냈다. ‘행군할 때 아버지를 생각하며 걸으라고 하셨는데 뒤꿈치가 폭격을 맞아 고통에 그럴 겨를이 없었다’는 글귀를 보면 편지가 쌓이면서 굵은 인생 얘기를 하던 부자 사이가 이젠 잡다한 일상을 챙길 만큼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다. 작은아들 태휘(20)씨에 대한 얘기가 많지 않은 건 지난 7월 입대했기 때문이다. 그는 두 아들이 복무하는 부대원들에게 이 책을 선물할 작정이다. 아버지들의 자식 사랑을 느끼고 정체성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전역하면 모든 걸 아이들이 알아서 하도록 간섭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애들이 좋다고 인사시킨 며느릿감이 마음에 안 들면 어쩌죠?” 책을 든 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