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유출사고 이후…
해저오염은 크지않아…지속적 감시 필요
원유유출사고가 발생한 충남 태안의 신두리, 모항 등 일부 피해 지역은 사고 전에 비해 10~100배 오염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해저 오염은 크지 않아 환경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태안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 이후’ 심포지엄에서 한국해양연구원 심원준 박사는 ‘해양환경의 유류오염 평가’ 발표를 통해 “지난해 12~올 7월 조사했더니 퇴적물 및 퇴적물 공극수(모래나 갯벌을 파 스며든 물) 분석에서 신두리, 모항 등 지역은 사고 이전보다 최고 100배까지 오염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심 박사는 “그러나 오염 정도는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바닷물이 오염(환경 기준인 10ppb 이하)됐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생물체의 유류 잔류 농도 및 어류 근육의 유류 잔류 농도조사에서는 6월 이후 감소했으나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담즙 내의 분해산물 농도는 줄어들다 주변 환경(양식장 철거) 변화로 다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류 생존 여부를 평가하는 지표인 최적물 단각류 독성시험에서 신두리의 폐사율은 지난 3월 80%대, 4월 50%대, 7월 40%대로 나타나 오염 피해가 심각했고 공극수에 노출된 어류 수정란의 부화율 시험에서도 생물이 살기에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오염원 분석’을 한 해양연구소 임운혁 박사는 “유출된 원유를 분석했더니 대부분 이란산과 특성이 일치했다”며 “사고 해역은 물살이 세고 빨라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은 원유는 드문드문 발견되는 수준이며 기온 등에 따라 2차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갯벌과 암반의 생태계 영향’ 발표를 한 해양연구원 해양환경조사팀 박흥식 박사는 “유류사고의 직접 피해를 입은 신두리와 만리포 해역은 환경이 비슷한 연포에 비해 생물종이 50% 이하였고 개체수도 적었다”며 “특히 1, 4월 만리포의 표층(상부) 조사에서 다모류와 갑각류가 거의 발견되지 않아 유류 피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만리포는 관광지여서 오염 이전에도 생물성이 빈약한 점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며 “오염사고 이후 구멍갈파래가 크게 늘어나 이 지역에 살던 굴, 조무래기따개비 개체수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성게도 1㎡에 1~2마리에서 8마리 안팎으로 증가해 원인을 찾고 있다”고 우려했다. 심원준 박사는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개체군 복원과 주변 환경 변화에 따른 연쇄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그는 “만리포는 관광지여서 오염 이전에도 생물성이 빈약한 점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며 “오염사고 이후 구멍갈파래가 크게 늘어나 이 지역에 살던 굴, 조무래기따개비 개체수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성게도 1㎡에 1~2마리에서 8마리 안팎으로 증가해 원인을 찾고 있다”고 우려했다. 심원준 박사는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개체군 복원과 주변 환경 변화에 따른 연쇄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