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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해군기지 정보 ‘꼭꼭’-시위엔 ‘꼿꼿’

등록 2008-10-13 18:00

타당성 보고서 언론 보도에 뒤늦게 공개 방침
도청 앞 강정마을회 농성천막 이례적 강제철거
제주도가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를 숨기려다 뒤늦게 공개하는가 하면, 다른 단체들에는 도청 앞 천막농성 등을 허용하면서도 강정마을회는 불허하는 등 강경대응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13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어 지난달 11일 발표한 한국개발연구원의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14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한달이 넘은 시점에 제주도가 갑자기 공개방침을 세운 것은 이날 <제민일보>가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제주도가 발표한 자료는 지역 일간지의 보도 내용에 대한 반박성 발표로, 어쩔 수 없이 보고서를 공개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제민일보>는 “크루즈 부두는 15만t급 크루즈 1척만 접안할 수 있고, 계류시설 규모도 420m”라며 “도가 일부 내용을 거짓으로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도는 “해군의 전향적인 협조로 사업계획서를 변경하면서 15만t급 크루즈 선박 2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도록 방파제 690m를 추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영부 도 자치행정국장은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의 경우 타당성 여부만 통보해주고, 조사결과는 인터넷에 게재하는 것이 통상 관례”라며 “우리도 최근에야 책자 형식의 조사보고서를 받았으며, 용역기관에 요청해 14일 책자로 받아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도는 강정마을회가 도청 앞에 지난 6일 설치한 천막을 10일 스스로 철거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행하지 않았다며 13일 공무원들을 동원해 강제철거했다.


또 도청 및 의회 정문 앞에서 강정주민들이 1인 시위 때 사용하고 있는 ‘해군기지 반대’, ‘김태환 지사 퇴진’ 등의 깃발도 광고물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제주시 연동주민센터를 동원해 강제철거했다.

그러나 도는 지난해 7월 당시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의 27일에 걸친 해군기지 반대 단식 천막농성을 허용했고, 비슷한 시기에 56일에 걸쳐 삼영교통 노조가 도청 앞에 천막 5동을 설치한 것도 용인했다. 도는 또 1년여 동안 계속된 난산풍력단지 1인 시위자들의 세움간판도 강제철거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쪽은 “도청이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를 이제야 받았다면 지역 최대의 현안을 포기한 것이고, 지난달 받았다면 그동안 도민들을 속여온 것”이라며 “1인 시위 등 항의 표현도 강정마을회에만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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