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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 풍경] 답답한 ‘입속’ 벗어나 자연 속 ‘찰칵’

등록 2008-10-16 21:00

사진전 여는 치과의사 모임 ‘온냐’
30~60대 20여명, 취미도 같아 생각 잘 통해
반듯한 앵글 ‘직업병’…“경력 비해 실력 좋아”

“사진이 반듯반듯해요. 화면이 삐뚤어지고 구부러진 건 참지를 못한다니깐요.”

치과의사들이 찍은 사진에 나타나는 경향이다. 치아가 반듯해야 육체가 건강하고 사회도 바로선다는 믿음이 사진에 투영되는 것이다. 사진작가 박일구씨는 전시에 나온 작품들의 공통점을 이렇게 간추렸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 광주전남 사진모임인 ‘온냐’(kjkc.or.kr/onnya·회장 최헌덕)는 16~22일 광주시 동구 대인동 롯데갤러리에서 전시회를 마련한다. 30대~60대 치과의사 20여명이 틈틈이 찍은 풍경사진 35점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에는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정답고 단정한 시선이 녹아 있다.

온냐는 2003년 건치가 마련한 문화강좌 ‘자연을 벗삼아 떠나는 사진여행’에서 비롯됐다. 16강좌를 들은 수강생 8명이 사진을 찍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어 기초·중급·흑백으로 이론강좌가 이어지면서 회원이 20여명으로 늘어났다. 여성 회원이 생기고, 부부가 동참하기도 했다. 비좁은 구강에서 드넓은 자연으로 시선을 확장하고 싶다는 직업 특유의 열망도 모임에 생기를 불었다.

회원 김진이(37)씨는 “서산 개심사 숲이나 정읍 은선리 탑 등지로 출사를 나가 햇빛과 바람을 만나는 게 무엇보다 행복하다”며 “직업과 지향이 같은 선후배들이 사진을 매개로 만나니 더욱 잘 통한다”고 전했다.

회원 장용성(54)씨는 “처음엔 인물보다 풍경이 쉬울 것같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더라”며 “사회성 짙은 친환경 사진들을 찍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달 세째 일요일엔 어김없이 출사를 떠나고, 다음 금요일엔 다시 모여 사진을 평가한다. 이런 열성으로 벌써 창립전 특별전 정기전 등을 세차례 열어 동료 치과의사들한테 부러움을 샀다. 사진작가 박씨는 초기 강좌를 맡은 인연으로 싸늘한 조언(?)도 마다하지 않는 후원자 구실을 해왔다.

박씨는 “이름난 출사지를 피하거나 정연한 구도에 집착하는 등 별난 부분도 있으나 경력에 비하면 사진들이 은근히 좋다”며 “사진과 국밥과 소주를 사랑하는 멋진 치과의사들”이라고 소개했다.

‘온냐’는 기대하고 기다리던 순간이 왔을 때 저절로 터지는 남도 사람들의 감탄사다. 출사 때 최상의 순간이나 극적인 장면을 만나면 “온냐, 됐다. 딱걸렸다”를 연발한 것이 모임 이름으로 굳어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건치 사진모임 온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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