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의원 국감서…박광태 시장 “근거 없어”
102억 집행내역 공개 안해…‘재도전’ 비판 일어
102억 집행내역 공개 안해…‘재도전’ 비판 일어
광주시가 2013년 유니버시아드 개최지를 결정짓는 투표에서 27표 중 6표를 얻는 초라한 실적으로 실패했다는 주장이 국정감사를 통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 원유철 의원(한나라당)은 21일 광주시청 국감에서 “광주시가 2013년 유니버시아드를 유치하는데 기금 106억원을 조성해 102억원을 집행했다”며 “이런 막대한 비용을 들였는데도 지난 5월 개최지 투표에서는 카잔이 20표, 광주가 6표, 비고가 1표를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원 의원 쪽은 “러시아 통신사에서 광주가 3표를 얻었다고 보도한 것을 계기로 사실을 알아봤다”며 “대한체육회에 요청해 팩스로 이런 결과를 통보받았고, 광주시가 부인하자 당시 유치 과정에 관여했던 복수의 인사한테 이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원 의원 쪽은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비공개해도 개표·검표에 참여한 인사들이 다수인 만큼 비밀에 붙이기는 어렵다”며 “재도전에 나선 광주시가 아직도 득표수를 모른다면 무능력하거나 거짓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광태 광주시장은 “유치 과정을 비하하려는 일부의 추측일 뿐이며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6표를 얻었다는 주장은 지지해준 국가들을 모독하는 것인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시가 이렇게 득표 결과를 함구로 일관하는 것은 예산 집행의 비효율이 드러나고 유치 재도전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득표가 6표에 그쳤다면, 표당 20억여원을 쏟아부었다는 비판과 성급하게 재도전을 결정했다는 비난이 뒤따를 전망이다.
김태원·이범래 의원(한나라당), 이명수 의원(선진창조모임), 최규식 의원(민주당) 등도 “예산 집행 내역을 홍보비·교통비·섭외비 등 대항목이라도 밝혀 의구심을 풀어야 한다”며 “여러 방법이 있는데도 자꾸 공개하지 못한다고 버티니까 의혹을 사고 비판을 받는다”고 잇따라 질책했다.
앞서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당원 10여명은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예산집행 내역과 성금 기부업체를 공개하라며 펼침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예산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조직이 부패했거나 대회유치위원회의 활동이 부적절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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