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람사르총회가 열리고 있는 창원시 컨벤션센터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강화도갯벌에서 먹이사냥을 하는 도요새 등의 모형들을 신기한 듯 살펴보고 있다. 창원/신소영 기자
‘먹잇감 배려, 겨울새 늘렸다’
이삭놔둬 보조금 받은 지역서 3년새 1.27배 증가
생물다양성관리계약을 맺은 지역의 겨울철새수가 계약 체결 3년만에 1.27배로 늘어났다.
제10차 람사르총회의 한 부분으로 29일 경남 창원시 시티7 풀만호텔에서 열린 국제워크숍 ‘지속 가능한 논농업과 습지’에서 국립농업과학원 이덕배 박사는 논문 ‘한국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제도의 환경적 성과 평가’를 발표했다.
이 박사는 논문에서 생물다양성관리계약 시행 첫해인 2002년 해당지역에서 발견된 겨울철새 수는 10㎥당 932마리였으나, 2003년 976마리, 2004년 1113마리, 2005년 1186마리로 3년만에 1.27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생물다양성관리계약은 환경부가 겨울철새 서식지 보전을 위해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농부들이 겨울철새들을 위해 이삭을 논에 흩어 두기도 하고, 논의 일부를 추수하지 않거나, 겨울에도 논에 물을 담아 두면 정부가 비용을 보조하는 것이다.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가 2002년에는 3곳이었으나, 2006년에는 창원, 김포, 철원, 순천, 군산, 해남, 서산, 김제, 서천, 홍성 등 14곳으로 늘어났고, 면적도 2002년 228㏊에서 2006년에는 6515㏊로 넓어졌다. 이에 따라 농민들이 받는 보조금도 2002년 7억원에서 2006년에는 30억6400만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생물다양성관리계약 지역 안의 논은 겨울철새수와 관련 지어 볼 때 훌륭한 생물다양성 지표가 될 수 있다며, 정책의 성공적 도입과 개선을 위해서는 농민의 행동, 대중의 인식, 정책 입안자의 의지 등을 나타내는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이 박사는 논문에서 제시했다.
이 박사는 “겨울철새는 농부들과 마찰을 빚지 않고 떨어진 곡식을 주워 먹기 위해 논에 모여드는데, 추수를 한 뒤 논을 갈아 버리거나 남은 이삭을 태워 버리는 것은 철새의 먹이를 없애는 행위”라며 “겨울철 휴한기에 조금만 배려한다면 철새들의 먹이 확보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무분별 개발, 습지 죽인다’ 국·내외 환경단체 연안매립 중단 촉구 기자회견 ‘장외’ 람사르총회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제10차 람사르총회 이틀째인 29일 우간다, 네델란드, 일본, 파푸아뉴기니, 러시아, 파키스탄에서 방문한 환경단체 대표들과 활동가들은 람사르총회가 열리고 있는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함께 연안 매립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환경운동연합이 준비한 퍼포먼스에도 참여해 길바닥에 몸을 던지며,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되는 습지생물의 모습을 온몸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데이빗 무싱고 우간다 야생동물교육센터 대표는 “2005년 우간다에서 열렸던 제9차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우간다는 습지 보전에 큰 진전을 이뤘다”며 “한국도 이번 제10차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무분별한 개발을 중단하고, 인간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습지의 중요성을 되새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 강정마을 주민들과 녹색연합 회원들도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적 연산호 군락지인 강정 앞바다의 람사르습지 지정을 촉구했다. 마을대표인 양홍찬 대책위원장은 “9종류의 연산호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강정 앞바다는 2004년 천연기념물 442호로 지정됐으나, 정부의 해군기지 건설 계획 때문에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강정 앞바다를 포함한 서귀포 연안 연산호 군락지 전부를 람사르습지로 지정해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외 환경단체 회원들은 이날 저녁 6시 람사르총회 참가자들이 숙소로 사용하는 시티7 풀만호텔 앞에서 연안 매립 중단과 습지 보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으며, 람사르총회가 끝나는 다음달 4일까지 집회를 계속하기로 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람사르총회장 안에서 각국 대표와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환경문제를 논의하는 동안, 밖에서는 이들에게 길을 가르쳐주기 위해 각국 엔지오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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