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동면 복암리 찻집 겸 펜션 ‘연기향’에서 주인장 김대진씨가 대금을 불고 있다.
한옥 펜션 운영하는 김대진·김도진 부부
사업 실패뒤 화순 정착…직접 설계해 4년전 완공
“군불 때면 원적외선 나와”…입소문 나 외지 손님도 진돗개 대여섯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컹컹하고 짖어댔다. 지난 1일 저녁 전남 화순군 동면 복암리 한 야산에 있는 ‘연기향’이라는 찻집을 찾았다. 복암 삼거리에서 동면 옛 동초등학교 쪽으로 가다가 팻말을 보고 3분 정도 산길을 탔더니, ‘퓨전 한옥’ 세 채가 눈에 띄었다. 건평 82㎡ (25평) 남짓한 찻집 안은 벽난로의 열기와 10여 명의 손님들이 나누는 대화로 훈훈했다. 황토 염색 옷차림의 주인장 김대진(46)씨는 “벽난로는 구들방을 데우는 아궁이다”며 찻집에 딸린 방을 가르켰다. 밤이 깊어지면서 찻집은 즉석 공연장으로 바뀌었다. 한 손님이 장고를 치며 굿 음악의 일종인 ‘비나리’를 올리자, 김씨가 대금과 기타 연주로 화답했다. “그냥 깊은 산 속에서 살고 싶었어요.” 진도 출신인 김씨는 전남대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해 개인전을 연 화가였고, 안주인 김도진(47)씨는 건축사업을 하던 사업가였다. 1994년께 안주인 김씨의 업체가 부도가 난 뒤 이들 부부는 화순으로 이사해 2002년 4년동안 노래하는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이들은 2002년 동면 복암리 야산 다랭이 논과 임야 16500㎡을 산 뒤, 2004년 산으로 통하는 길을 내기 시작했다. “다들 우리 부부를 보고 ‘괴물들이다’고 해요.” 김씨는 중고 굴삭기를 구입해 암반을 깨가며 집터를 닦았다. 또 주변에서 고가를 허문다는 소식이 들리면 쫓아가 서까래와 구들, 마루 등을 얻어 모았다. 이들 부부는 주인장 김씨가 그림 그리듯 스케치한 설계도면에 따라 오로지 두 사람의 노동으로 폐자재를 섞어 공사를 진행했다. 석축을 쌓다가 손이 뭉개지기도 했고, 무거운 돌을 들어 팔꿈치에 이상이 오기도 했다. 김씨는 “약간 흐트러진 집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2004년 9월 완공된 이 찻집은 화순군 민박 펜션 제1호였다. “온돌은 과학이예요. 군불을 때면 찬 공기가 아궁이 속으로 밀고 들어가 방이 데워지면서 원적외선이 나옵니다.” 김씨는 구들 위에 황토를 바르고 한지를 여러 겹 입힌 뒤 천연한약재로 물을 들여 동백기름을 칠했다. 그는 “구들방에서 잠을 자면 땀을 아무리 흘려도 몸이 고들고들하고 상쾌해진다”고 말했다. 별채와 찻집의 구들방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멀리 외지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온다. 그는 최근 진흙과 한지를 해초를 끓인 물에 버물린 미술 재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호흡기에 무해한 친환경 마감재 특허를 내기도 했지만, 여전히 작가였다. 김씨는 “건축도 평면 예술과 맥이 통한다”며 “자연과 사람이 잘 어울려 이해하기 쉬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061)373-2337. 글 정대하 기자, 사진 빛고을학교 양인목 교장 제공daeha@hani.co.kr
“군불 때면 원적외선 나와”…입소문 나 외지 손님도 진돗개 대여섯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컹컹하고 짖어댔다. 지난 1일 저녁 전남 화순군 동면 복암리 한 야산에 있는 ‘연기향’이라는 찻집을 찾았다. 복암 삼거리에서 동면 옛 동초등학교 쪽으로 가다가 팻말을 보고 3분 정도 산길을 탔더니, ‘퓨전 한옥’ 세 채가 눈에 띄었다. 건평 82㎡ (25평) 남짓한 찻집 안은 벽난로의 열기와 10여 명의 손님들이 나누는 대화로 훈훈했다. 황토 염색 옷차림의 주인장 김대진(46)씨는 “벽난로는 구들방을 데우는 아궁이다”며 찻집에 딸린 방을 가르켰다. 밤이 깊어지면서 찻집은 즉석 공연장으로 바뀌었다. 한 손님이 장고를 치며 굿 음악의 일종인 ‘비나리’를 올리자, 김씨가 대금과 기타 연주로 화답했다. “그냥 깊은 산 속에서 살고 싶었어요.” 진도 출신인 김씨는 전남대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해 개인전을 연 화가였고, 안주인 김도진(47)씨는 건축사업을 하던 사업가였다. 1994년께 안주인 김씨의 업체가 부도가 난 뒤 이들 부부는 화순으로 이사해 2002년 4년동안 노래하는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이들은 2002년 동면 복암리 야산 다랭이 논과 임야 16500㎡을 산 뒤, 2004년 산으로 통하는 길을 내기 시작했다. “다들 우리 부부를 보고 ‘괴물들이다’고 해요.” 김씨는 중고 굴삭기를 구입해 암반을 깨가며 집터를 닦았다. 또 주변에서 고가를 허문다는 소식이 들리면 쫓아가 서까래와 구들, 마루 등을 얻어 모았다. 이들 부부는 주인장 김씨가 그림 그리듯 스케치한 설계도면에 따라 오로지 두 사람의 노동으로 폐자재를 섞어 공사를 진행했다. 석축을 쌓다가 손이 뭉개지기도 했고, 무거운 돌을 들어 팔꿈치에 이상이 오기도 했다. 김씨는 “약간 흐트러진 집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2004년 9월 완공된 이 찻집은 화순군 민박 펜션 제1호였다. “온돌은 과학이예요. 군불을 때면 찬 공기가 아궁이 속으로 밀고 들어가 방이 데워지면서 원적외선이 나옵니다.” 김씨는 구들 위에 황토를 바르고 한지를 여러 겹 입힌 뒤 천연한약재로 물을 들여 동백기름을 칠했다. 그는 “구들방에서 잠을 자면 땀을 아무리 흘려도 몸이 고들고들하고 상쾌해진다”고 말했다. 별채와 찻집의 구들방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멀리 외지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온다. 그는 최근 진흙과 한지를 해초를 끓인 물에 버물린 미술 재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호흡기에 무해한 친환경 마감재 특허를 내기도 했지만, 여전히 작가였다. 김씨는 “건축도 평면 예술과 맥이 통한다”며 “자연과 사람이 잘 어울려 이해하기 쉬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061)373-2337. 글 정대하 기자, 사진 빛고을학교 양인목 교장 제공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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