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쌓아놓은 경남 진해시 ‘웅천 안골왜성’ 진해시 제공
진해 ‘웅천안골왜성’ 내년 6억5천만원 들여 정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일본군이 쌓았던 경남 진해시의 왜성이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경상도 바닷가 지역은 왜란 당시 7년 동안 일본군에 점령된 탓에 수십개의 일본식 성이 남아 있으나, 반일 감정으로 대부분 버려져 있다.
경남 진해시는 7일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75호인 ‘웅천 안골왜성’을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6억5천만원을 들여 정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해시는 이곳에 2854㎡의 주차장과 140m 길이의 탐방로도 만들 계획이다.
웅천 안골왜성은 진해시 안골동 동망산 꼭대기에 있는 둘레 594m 높이 4~7m의 일본식 성으로, 임진왜란 때인 1593년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수군에 쫓겨 이곳으로 후퇴한 일본군이 쌓았다. 이곳은 해발 100m에 불과하지만 좁은 만 지역의 바닷가에 위치해 조선 수군의 공격에 대비하기 좋게 돼 있다. 성의 출입구도 육지 쪽으로는 없고, 바다 쪽으로만 좁게 나 있다. 공격용보다는 방어용으로 쌓았다는 증거다.
이 성은 산의 지형에 따라 3개의 내성과 1개의 외성으로 이뤄졌으며, 와키자카 야스하루, 가토 요시아키, 구키 요시다카 등 일본의 수군 사령관들이 1년씩 번갈아 지켰다. 임진왜란 뒤에는 조선 수군이 이곳에 진영을 설치해 한때 사용하기도 했으나, 조선 수군이 철수한 뒤에는 버려져 일부만 남아 있다.
안골왜성 외에도 현재 남해안에는 왜란 때 일본군이 쌓은 수십개의 왜성이 남아 있으나, 웅천 안골왜성처럼 대부분 방치되고 있다. 이들 왜성을 정비해 역사교육 현장과 역사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반일 감정에 밀려 번번이 좌절됐다. 이번 웅천 안골왜성 정비 사업의 성패는 다른 왜성들의 운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진해시 문화관광과 담당은 “웅천 안골왜성 정비사업이 끝나면 국내외에서 많은 관광객과 역사·문화 관련 인사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진해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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