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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남북 한파에 민간협력 꽁꽁

등록 2008-11-16 18:10

황준기(왼쪽) 경기도 기획관리실장과 정덕기(오른쪽)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이 2006년 6월 평양에서 남북합작 벼농사 시범농장을 99만㎡로 확대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준기(왼쪽) 경기도 기획관리실장과 정덕기(오른쪽)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이 2006년 6월 평양에서 남북합작 벼농사 시범농장을 99만㎡로 확대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양 벼농사 사업 등 지자체 교류 잇따라 무산
개성공단 입주업체 수출계약 취소 등 불안증폭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민간 교류·협력 사업에도 한파가 덮쳤다. 지방자치단체들의 각종 교류·협력 사업들이 줄줄이 취소되는가 하면,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에 대한 외국 구매자들의 상품 주문까지 취소되고 있다.

■ 지자체 남북교류협력 흔들 충북 제천시는 2004년 북한 고성군 삼일포에 5만㎡ 규모로 사과·복숭아 과수원을 조성하고 해마다 9월에 ‘금강산 사과 축제’를 열어왔지만 올해는 무산됐다. 제천시는 지난 9월24~26일 축제를 열기로 북한 고성군과 합의하고 초청장도 받았지만, 냉랭한 남북관계 탓에 결국 가지 못했다. 제천시 농업정책팀 신선집씨는 “올해 풍작이 예상돼 복숭아 15t, 사과 20t을 북한 학교 등에 나눠줄 계획이었지만 수확 때는 방북조차 못해 수확량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대표적 남북 교류협력 사업인 평양 당곡리 벼농사 협력사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북한의 내부 사정으로 올해 초 종자 지원만 한 뒤 현재까지 평양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 동안 가을에 평양 당곡리 논에서 열리던 대규모의 남북 공동 벼베기 행사는 올해는 열리지 못했다.

경남도민의 성금으로 완공된 평양 장교리 소학교 준공식도 무산됐다. 김태호 경남도지사 등 경남도민 140여명은 지난 8월3일 평양을 방문해, 평양 장교리 소학교 준공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방북 직전 취소됐다. 경남도는 그 뒤에도 여러 차례 준공식을 열기 위해 방북을 추진했으나 여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김이수 경남도 행정과장은 “현재 준공식을 무기한 보류한 상태”라고 말했다.

내년 남북 민간 교류도 현재로서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전북도는 내년 대북 지원을 위해 오는 19일 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와 함께 북한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지만, 아직 북쪽의 공식 통보가 없는 상황이다. 내년 8월 열릴 세계도시축전에 북쪽을 초청한 인천시는 현재 분위기가 계속되면 북한 쪽이 불참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노심초사하는 기업들 최근 군사분계선 통제가 강화되고 남북의 직통전화가 단절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과 관광업체들은 심각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토지공사 남북협력사업처 안영욱 팀장은 “계속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다 보니 외국 구매자들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대한 주문을 취소하고 있다. 구매자들이 개성으로부터는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받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계속 악화하면서 정부의 적극적 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손용태 남북관광사업단장은 “개성·금강산 관광이 어떻게 될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뿐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개성 육로관광업체인 두레평화관광 이영신 사장은 “개성관광과 공단이 막히면 남북관계가 돌이킬 수 없게 된다”며 “전 정부에서 이미 결정된 식량 지원 등 북쪽에 대한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이라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다. 개성공단 안에 편의점 2개를 운영하는 훼미리마트는 “남쪽 인원이 철수하면 편의점을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점포를 둔 우리은행 관계자는 “2004년 12월 처음 입점한 뒤 이렇게 긴장도가 높아진 적이 없었다”며 “북한이 12월1일까지 한 달의 유예 기간을 줬기 때문에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송창석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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