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발굴작업(사진)
제주공항 활주로서 60여구
“과거사위원회 정리 안될 말”
“과거사위원회 정리 안될 말”
제주4·3사건의 비극을 그린 대하소설 <화산도>의 작가 김석범(82·재일동포)씨는 제주공항에 내릴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한다. 4·3 당시 비행장 어느 곳엔가 묻혔을 수많은 주검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찬 바람을 동반한 겨울비가 내린 28일 오전. 제주공항 남북활주로 동북쪽 끝자락에 설치된 하우스 안에서는 고고학 전문가 등 12명의 4·3 유해발굴단이 추위 속에서 유해 발굴작업(사진)을 벌이고 있었다.
60년 동안 묻힌 채 결코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수십구의 유해들이 제주4·3연구소 유해발굴팀에 의해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유해 발굴작업 현장은 4·3사건이 거의 마무리돼 가던 1949년 10월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249명의 민간인이 군인들에 의해 집단처형된 곳이다. 제주공항에서는 여러 차례에 걸쳐 처형이 이뤄졌다.
4·3 유해 발굴사업은 4·3사건과 관련해 학살·암매장된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 및 신원 확인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시작됐다.
출입이 금지된 현장이어서 학살 지점을 찾는 작업 등 쉬운 것이 없다. 장윤식 4·3연구소 연구실장은 “정확한 학살 현장을 찾기 위해 각종 증언과 당시의 정보기록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고고학 전공자들과 현장을 답사한 끝에 발굴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로 15.5m, 세로 4.3~5.4m의 넓이로 지표면에서 4.5m 가량 파내려간 뒤 발굴작업을 벌이는 현장은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대부분의 유해가 손이 뒤로 묶여 있었으며, 서너 겹으로 서로 뒤엉켜 있었다. 현재까지 60여구의 완전 유해가 확인됐다. 탄피와 탄두, 허리띠, 일본 동전, 고무신과 고무줄 등의 유류품도 발견됐다.
지난 21일 설명회 때 오빠의 사진을 들고 현장을 찾은 공항 인근 주민 양영하(81)씨는 당시 23살의 오빠가 공항에서 죽었다는 말을 듣고 가족들과 함께 오빠의 주검을 찾아 헤매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조미영 현장팀장은 “목격자들의 증언과 문서상의 기록이 일치할 경우 더 많은 유해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식 연구소장은 “60년 만에 유해들이 무더기로 발굴되는 현장을 보면 과연 과거사위원회를 정리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4·3 진상규명을 담당하는 4·3위원회를 폐지하려는 것은 이런 주검들을 다시 묻히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4·3연구소는 유해 발굴작업이 끝나면 유류품 보존처리 및 감식과 유해 감식 등의 작업을 벌이게 된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박찬식 연구소장은 “60년 만에 유해들이 무더기로 발굴되는 현장을 보면 과연 과거사위원회를 정리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4·3 진상규명을 담당하는 4·3위원회를 폐지하려는 것은 이런 주검들을 다시 묻히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4·3연구소는 유해 발굴작업이 끝나면 유류품 보존처리 및 감식과 유해 감식 등의 작업을 벌이게 된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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