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이 4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김태환 지사와 만나 악수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김태환 지사-정옥근 해군총장 회동…조만간 MOU 체결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합의…“본질은 군사시설” 반발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합의…“본질은 군사시설” 반발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정부와 제주도가 각종 사업의 지원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의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반발이 거센 가운데 취임 이후 제주도를 처음 방문한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4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김태환 지사를 만나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정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제주방어사령부를 초도순시하는 데 주 목적이 있고, 이 기회에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를 현지 답사하려 한다”고 밝힌 데 이어 11시20분부터 30여분 동안 비공개로 회의를 했다.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박영부 제주도 자치행정국장은 “해군과 제주도가 3개 사항을 협의했다”며 “정부와 제주도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 국장은 “구체적인 안이 없어 아직 주민 의견이나 도의회 의견을 듣지 못한 상태”라며 “실무 차원에서는 해군 쪽과 논의 중이고, 이번에는 선언적 수준에서 작성하고 다음에 세부 사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또 “제주해군기지의 이름을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으로 사용하는 데 동의했으며, 주민들의 갈등 해소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정한 시점에 국방부 장관의 제주 방문을 건의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군 관계자는 “해군이 제주도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주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라고 쓰기로 했다”고 밝혀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관광미항’이라는 명칭을 쓰겠다는 태도를 나타낸 것과는 달리 해군은 공식적으로 ‘제주해군기지’라는 명칭 사용을 고수했다.
한편, 정 총장이 5일 오전 안보단체 관계자들과 조찬회동을 하면서 해군기지 찬성단체 쪽 인사들도 포함시키기로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 총장의 방문에 맞춰 도청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인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 최고 수뇌부가 반대 의견을 듣지도 않은 채 찬성 쪽 인사들만 만나겠다는 것은 주민 갈등을 방치하겠다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군사기지반대 범대위 관계자도 “이번 협의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명칭 또한 해군기지가 됐든 관광미항이 됐든 본질은 해군기지로 가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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