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어민 1천명 ‘위령제’ 열어
“오염시킨 자들을 대신해 용서를 빕니다.”
원유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바다를 위로하는 위령제가 11일 태안선주연합회 어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에서 열렸다.
이원재 태안유류피해대책위 연합회장은 추도사에서 “인간의 무지와 잘못으로 무참하게 망가뜨린 죄를 어찌 씻을 수 있겠느냐”며 바다에 머리를 조아렸다.
어민들은 이어 ‘대정부, 삼성 요구서’를 발표하고 “지난 1년 동안 삼성은 사고 책임을 유조선에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정부와 방제 당국은 환경 오염실태를 제대로 조사 못 하고 진실을 은폐하는데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어민들은 “정부는 피해를 조속히 선 보상하고 가해자 삼성은 무한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정부와 삼성은 오염 피해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생태계 복원과 방제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어민들은 이날 배 200여척을 바다에 띄워 위령제를 지내고 만리포까지 해상 시위를 할 예정이었으나 강풍과 높은 파도에 막혀 출항하지 못했다.
선주연합회 이성원 부회장은 “바다는 우리의 삶터이자 어머니이고 신앙”이라며 “하루빨리 보상이 마무리되고 생태계가 회복돼 예전같이 만선기를 꽂고 항해하고 싶은 게 우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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