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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새 가구에 온수 콸콸…어르신 시름 ‘사르르’

등록 2008-12-17 20:17

경남 진해시 명동에서 어렵게 살아가던 박어득·조후분씨 부부가 연말을 앞두고 에스티엑스복지재단으로부터 새집을 선사받았다.
경남 진해시 명동에서 어렵게 살아가던 박어득·조후분씨 부부가 연말을 앞두고 에스티엑스복지재단으로부터 새집을 선사받았다.
STX복지재단, 진해 저소득 조손가정에 새집 선물
“집수리 하자며 짜증내던
손자가 처음으로 친구 초대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려”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헷갈려요. 우리와 같은 늙은이가 살기에는 아까울 만큼 집이 너무 좋잖아요.”

경남 진해시 명동에 사는 박어득(76)·조후분(72)씨 부부에게 새집이 생겼다. 그것도 마을에서 가장 좋은 집이다. 언제 무너질지 몰라 불안하던 예전의 흙벽집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화장실이 제일 좋아요. 전에는 집 바깥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이라 추운 날에는 정말 가기 싫었고, 장마철에는 넘치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그럴 일이 없어요.” 조씨는 “집 안팎 눈가는 곳마다 모두가 너무 좋아서, 잠이 오지 않을 지경”이라며,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새집 구석구석을 닦고 또 닦았다.

지난해부터 소외계층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는 에스티엑스(STX)복지재단은 지난 11일 박씨 부부에게 새집을 지어 선사했다. 다섯번째 ‘나눔의 집’이다.

박씨 부부는 월 50만원 정도의 정부지원금으로 살아가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이다. 게다가 부인 조씨는 2년 전 직장암 수술을 받아 지금도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먼저 세상을 뜬 큰아들을 대신해 3명의 손자를 키웠으며, 지금도 2명의 손자와 함께 살고 있다.

“전에는 천장이 낮아 아이들이 머리를 부딪히기 일쑤였고, 그때마다 집을 수리하자고 되지도 않을 짜증을 부리더니, 며칠 전에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막내손자가 처음으로 친구를 집에 데리고 왔더라고요.”

박씨는 “전에는 손자들이 찬물에 고양이세수를 하고 나가는 것을 보기가 너무 안스러웠는데, 이제는 꼭지만 돌리면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니 속이 다 후련하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는 마을주민들을 초대해 집들이를 하기도 했다. 그동안 도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려는 것이었지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솔직히 더 컸다.


조씨는 “새 가구에 새 이불, 냉장고, 텔레비전, 아이들 컴퓨터까지 필요한 것은 전부 새로 장만해줘서 우리는 맨몸으로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됐다”며 “나랏님도 못해준 것을 에스티엑스가 해줬는데, 보답할 길이라고는 없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마워했다.

박한규 에스티엑스 홍보팀장은 “집을 설계하면서 심야전기설비를 갖춰 연료비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노인들을 고려해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단순히 집을 새로 지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정기적으로 방문해 따스한 정을 지속적으로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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