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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우도 ‘평화통일의 소’ 40마리 자손 번창

등록 2009-01-02 21:10

1996년 북한에서 경기도 김포시 유도로 떠내려왔다가 구출된 ‘평화의 소’ 2세인 ‘평화통일의 소’가 제주시 우도의 정현일 이장의 보살핌 속에서 잘 자라 증손까지 봤다. ‘평화통일의 소’는 ‘평화의 소’와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의 축산인 강익상씨가 보낸 암소 ‘통일염원의 소’ 사이에서 태어난 첫번째 소다.
  제주/연합뉴스
1996년 북한에서 경기도 김포시 유도로 떠내려왔다가 구출된 ‘평화의 소’ 2세인 ‘평화통일의 소’가 제주시 우도의 정현일 이장의 보살핌 속에서 잘 자라 증손까지 봤다. ‘평화통일의 소’는 ‘평화의 소’와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의 축산인 강익상씨가 보낸 암소 ‘통일염원의 소’ 사이에서 태어난 첫번째 소다. 제주/연합뉴스
[제주도 ‘특별한 소’ 이야기]
북한 수소-제주 암소 후손들
‘산파’ 정현일 이장 새해 소망
“남북관계, 소처럼 원만하게”

“올해는 소처럼 느릿느릿하면서도 원만하게 남북관계가 풀려 화해하고 상생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의 촬영장소로도 인기를 모으는 ‘섬 속의 섬’ 우도에서 ‘평화통일의 소’를 키우고 있는 정현일(53·서광리장)씨의 올해 소망이다.

정 이장이 키우는 이 소는 지난 1996년 8월 홍수로 북한에서 떠내려온 수소인 ‘평화의 소’와 제주산 한우 암소인 ‘통일염원의 소’ 사이에 98년 11월 태어난 첫째 수소로, 어미와 함께 길러지다 어미 소의 고향인 우도에 2000년 1월 1일 정착했다. “우도가 제주에서 가장 해가 먼저 떠오르는 섬이고, 옛부터 ‘소가 누워 있는 모습 같다’고 해서 ‘소섬’이라고 한다”는 그는 “당시 고 신철주 군수가 우도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며 통일 염원의 뜻을 담아 이 소를 우도에서 키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북에서 내려온 평화의 소는 2006년 김포에서 죽었고, 어미 소인 통일염원의 소는 김포의 한 농가에서 관리하고 있다.

몸무게가 800㎏이 나가는 ‘평화통일의 소’는 그동안 40여마리의 자손을 낳았고, 현재 정 이장이 24마리의 자손을 키우고 있다. 우도에서만 5대째 살고 있는 정 이장은 중학교 때부터 농사일에 뛰어들어 소 사육 햇수만 40여년이 되는 복합 영농가다. 소만 키우는 게 아니라 2만5천여평에 땅콩과 쪽파, 마늘, 맥주보리 등을 연중 재배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평화통일의 소’를 키우는 정 이장의 꿈은 컸다.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처럼 전쟁은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일이므로 남북이 서로 화해해 함께 살길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 키우고 있는 평화통일의 소의 ‘자손’ 들이 통일이 된 다음에 조상이 살던 북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그러나 바다 건너 우도의 평화통일의 소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정 이장은 “지난해에만 7~8마리를 팔아야 했는데 가격이 너무 낮아 그대로 기르고 있는 형편”이라며 “수입산이 들어오면서 거래마저 끊기는 등 축산 농가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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