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당 수십만원까지 치솟았던 겨울철 대표 어종 대구의 몸값이 1㎏당 1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1990년대에는 연간 수백마리밖에 잡히지 않았으나, 지난 12월 한달 동안에만 30만마리 이상 잡힐 만큼 흔해졌기 때문이다. 대구가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 풍어를 맞게 된 것은 81년부터 경남도가 벌여온 대구 수정란 방류사업 덕이다. 경남도는 지난해 대구 수정란 28억800만개를 남해안 일대에 방류했고, 올해도 1월 한달 동안 32억2천만개를 풀 계획이다.
우리나라 어업이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을 거쳐, 3세대인 관리하는 어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관리하는 어업으로 불리는 종묘 방류는 인공 수정으로 만든 수정란, 치어, 종패(씨조개) 등을 바다나 민물에 풀어둔 뒤 이들이 성장하면 다시 잡아들이는 방식이다. 종묘 방류사업은 76년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주도에서 전복 종패를 방류하면서 시작됐다. 86년부터는 정부가 직접 나섰고, 현재는 100개 기초 지방정부들이 43가지의 어종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인다. 넙치·볼락·참돔·조기·쥐치·가자미·숭어·대구 등 우리가 즐겨 먹는 상당수의 어류가 여기에 포함된다.
종묘 방류사업은 이제 수산자원 회복 단계를 넘어 어민 소득을 향상시키고 수산물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까지 거두기 시작했다. 인천시는 중국 어선의 싹쓸이 때문에 꽃게 어획량이 급감하자 2003년부터 연평도 근해에 꽃게 종묘를 방류하고 있다. 이 덕택에 1626t까지 떨어졌던 연간 어획량은 지난해 9387t으로 늘어났다.
전남 완도군은 2001년부터 전복 종패를 방류하고 있는데, 다 자란 전복을 채취해 팔면 1㎏당 가격이 7만~8만원으로 자연산과 같은 대접을 받는다.
강이나 호수 등 민물에서도 종묘 방류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충북도와 옥천군은 97년부터 대청호에 은어 수정란과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두 1억원어치를 방류했는데, 올해 가을엔 20~30t을 잡아 1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는 민물과 바다를 오가며 사는 참게가 금강하굿둑 건설로 멸종위기에 놓이자 96년부터 금강과 그 지류에 참게 새끼를 방류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자원회복사업단이 지난해 종묘 방류사업의 경제성을 조사한 결과, 넙치는 2.06(동해권)~6.83(남해권)배, 전복은 1.24(동해권)~3.72(서해권)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이 6.83배라는 것은 종묘 100원어치를 방류하면 어미고기 683원어치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부터는 방류하기에 앞서 종묘 질병검사도 하고 있다. 김진구 부경대 해양생물학과 교수는 “어민들이 요구하는 대로 무조건 많은 양을 방류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는 없으며, 연안에 머물러 사는 어종이나, 먹이사슬의 윗부분을 차지하는 상위 포식자를 방류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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