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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정부 vs 경남도 ‘피보다 진한 물싸움’

등록 2009-02-08 18:05수정 2009-02-08 19:20

경남 진주시 남강댐 전경. 남강댐 물을 부산의 식수로 공급하는 문제 때문에 부산·국토해양부와 경남이 마찰을 빚고 있다.    경남도 제공
경남 진주시 남강댐 전경. 남강댐 물을 부산의 식수로 공급하는 문제 때문에 부산·국토해양부와 경남이 마찰을 빚고 있다. 경남도 제공
국토부 ‘남강댐 물 부산 공급’ 재추진에 날선공방 재연
침수피해·물 부족 우려…낙동강 수질개선 포기 의혹
경남 진주시의 남강댐 물을 부산시의 식수로 공급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경남도와 부산시·국토해양부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남강댐 물을 부산에 공급하려 하고, 부산시는 물을 주면 고맙겠다는 태도지만, 경남도는 남강댐 물을 부산에 공급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경남도의 담당 국장과 과장은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직위해제까지 당했다.

이 문제의 출발점은 1991년 터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였다. 이때부터 정부와 부산시는 남강댐 물을 부산시민의 식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여러 차례 추진했으나, 경남도의 동의를 얻지 못해 번번이 주저앉았다. 그러다가 다시 이 문제를 물 위로 끌어올린 것은 국토해양부였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해 말 남강댐 용수공급 증대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국토부는 남강댐의 높이는 그대로 둔 채 물 높이(운영수위)만 현재 41m에서 45m로 올려 107만t의 물을 추가로 확보한 뒤, 관로를 통해 부산과 경남에 하루 각각 65만t과 42만t의 식수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 기본계획을 보면, 공사 기간은 2009년 말부터 2012년 말까지이며, 공사비는 댐 보강과 토지 보상 1조3천억원, 물 공급 관로 매설과 가압장·정수장 설치 1조3천억원 등 2조6천억원이다. 남강댐에서 부산까지 연결할 물 공급 관로는 이중으로 설치할 계획이라 전체 길이가 246㎞에 이른다. 공사가 끝나면 부산의 식수 취수원은 현재의 낙동강에서 남강댐 65만t, 강변여과수 35만t, 부산 회동수원지 10만t 등으로 완전히 바뀐다.


남강댐-부산 상수용 관로 여정노선
남강댐-부산 상수용 관로 여정노선
하지만 진주·사천 등 서부경남 주민들은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2006년 에위니아 태풍이 왔을 때 남강댐에서 쏟아낸 물 때문에 침수 피해를 당했는데, 남강댐 물 높이를 지금보다 높이면 머리에 물폭탄을 이는 것과 같다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남강댐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경남도의 7개 시·군 주민들은 식수 부족도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낙동강 수질 개선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2011년까지 7조6천억원을 들여 낙동강을 살리겠다면서, 낙동강을 상수원으로 쓰지 않겠다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경남은 물론, 부산녹색연합 등 부산의 환경단체들도 낙동강에서 식수 취수를 중단하는 순간 낙동강 수질 개선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적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경남과 부산이 물을 나눠 먹는 것은 좋지만, 자칫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하면서도 낙동강의 수질 개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경남 사천시를 지역구로 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도 “국토해양부의 계획은 낙동강 수질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부산시민에게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려면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제거하고 지속적으로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담당자는 “부산과 같은 대도시에 최하류의 강물을 식수로 공급하는 것은 부끄럽고도 위험한 일”이라며 “오는 5월께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주민 여론을 수렴하면서, 잘못 알려진 사업 내용도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맑은 물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부산시민들의 상황을 경남도민들이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남강댐 물 공급에 따른 경남도민의 피해와 불편은 부산시와 정부가 협의해 충분히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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