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태우기 행사를 하다가 화재 참사를 낸 경남 창녕군 화왕산에서 10일 오후 경찰들이 실종자를 찾고 있다. 검게 보이는 부분이 이번 억새태우기로 불탄 지역이다. 창녕/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화왕산 참사 현장
전망좋은 배바위 부근에 희생자들 몰려
주인잃은 신발…급박했던 상황 짐작케 “산이 노하신 게지.” 10일 참사 현장에서 1㎞ 아래 쯤 위치한 경남 창녕군 화왕산 중턱에서 만난 한 가게 주인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과 방심에 대해 이렇게 경고했다. 이날 화왕산 꼭대기에서는 2만여명이 벌인 흥겨운 정월대보름 축제를 떠올릴 수는 없었다. 거대한 분화구 모양으로 흉칙하게 타버린 사고 현장 위에는 까마귀 떼들만 어지러이 날아다녔고 계곡 아래서는 아직 꺼지지 않은 잔불이 연신 연기를 피워올렸다. 피해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배바위 부근에는 타다남은 등산용 지팡이나 관광객들이 먹던 김밥과 과일 등이 어지럽게 짓밟힌 상태로 남아있어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숨진 채 발견된 주검 4구는 모두 배바위 부근 가파른 산비탈 바위 부근에 엎드린 채 새카만 숯덩이로 발견됐다. 이들은 무작정 불길을 피해 산등성이 쪽으로 달려가다 불길에 휩싸여 숨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배바위 뒤쪽은 급경사의 벼랑이지만 전망이 좋아 아마추어 사진가 등 수백명의 사람들이 이 곳에 몰려 있었다. 경찰과 창녕군청 직원 등은 10일 아침 8시부터 다시 실종자 등 추가 피해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3m에서 최고 20m까지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뤄진 배바위에는 수색대원들이 로프를 타고 내려가 바위틈 구석구석까지 조사했다. 헬리콥터 4대도 동원돼 산 정상에 위치한 화왕산 연지에서 길어올린 물을 길어 잔불에 뿌려댔다. 경찰은 숨진 백계현(55·경남 창원시)씨의 가방과 지갑을 포함해 카메라 7대, 휴대전화 4대, 신발 3짝, 가방 1개 등 관광객들이 잃어버린 30여점의 물건을 수거했다. 하지만 추가 피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창녕군청은 억새밭 너머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억새밭 둘레에 방화선을 설치했으나, 화왕산성 남문과 배바위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방화선 너머까지 불탄 흔적이 남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당시 목격자들은 방화선 반대편 아래쪽으로 타고 내려가야 할 불길이 갑자기 60∼70m나 치솟으며 반대쪽으로 해일처럼 밀려왔다고 말했다. 억새는 대부분 공중으로 타올라 불꽃이 돼 스러지는 데 이번처럼 강하게 번진 경우는 처음이라고도 했다.
배바위 부근에서 억새 태우는 장면을 사진에 담다가 손에 화상을 입은 이윤기(65) 김해사진연구회장은 “불길을 피하는 것이 급해 현장에 설치한 카메라와 삼각대도 챙겨오지 못했다”며 “불길이 그렇게 갑자기 방향을 바꿔 사람들을 덮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모임 동료 김길자(65)씨는 불길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창녕/박영률 김경욱 기자 csw@hani.co.kr
주인잃은 신발…급박했던 상황 짐작케 “산이 노하신 게지.” 10일 참사 현장에서 1㎞ 아래 쯤 위치한 경남 창녕군 화왕산 중턱에서 만난 한 가게 주인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과 방심에 대해 이렇게 경고했다. 이날 화왕산 꼭대기에서는 2만여명이 벌인 흥겨운 정월대보름 축제를 떠올릴 수는 없었다. 거대한 분화구 모양으로 흉칙하게 타버린 사고 현장 위에는 까마귀 떼들만 어지러이 날아다녔고 계곡 아래서는 아직 꺼지지 않은 잔불이 연신 연기를 피워올렸다. 피해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배바위 부근에는 타다남은 등산용 지팡이나 관광객들이 먹던 김밥과 과일 등이 어지럽게 짓밟힌 상태로 남아있어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숨진 채 발견된 주검 4구는 모두 배바위 부근 가파른 산비탈 바위 부근에 엎드린 채 새카만 숯덩이로 발견됐다. 이들은 무작정 불길을 피해 산등성이 쪽으로 달려가다 불길에 휩싸여 숨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배바위 뒤쪽은 급경사의 벼랑이지만 전망이 좋아 아마추어 사진가 등 수백명의 사람들이 이 곳에 몰려 있었다. 경찰과 창녕군청 직원 등은 10일 아침 8시부터 다시 실종자 등 추가 피해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3m에서 최고 20m까지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뤄진 배바위에는 수색대원들이 로프를 타고 내려가 바위틈 구석구석까지 조사했다. 헬리콥터 4대도 동원돼 산 정상에 위치한 화왕산 연지에서 길어올린 물을 길어 잔불에 뿌려댔다. 경찰은 숨진 백계현(55·경남 창원시)씨의 가방과 지갑을 포함해 카메라 7대, 휴대전화 4대, 신발 3짝, 가방 1개 등 관광객들이 잃어버린 30여점의 물건을 수거했다. 하지만 추가 피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창녕군청은 억새밭 너머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억새밭 둘레에 방화선을 설치했으나, 화왕산성 남문과 배바위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방화선 너머까지 불탄 흔적이 남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당시 목격자들은 방화선 반대편 아래쪽으로 타고 내려가야 할 불길이 갑자기 60∼70m나 치솟으며 반대쪽으로 해일처럼 밀려왔다고 말했다. 억새는 대부분 공중으로 타올라 불꽃이 돼 스러지는 데 이번처럼 강하게 번진 경우는 처음이라고도 했다.
배바위 부근에서 억새 태우는 장면을 사진에 담다가 손에 화상을 입은 이윤기(65) 김해사진연구회장은 “불길을 피하는 것이 급해 현장에 설치한 카메라와 삼각대도 챙겨오지 못했다”며 “불길이 그렇게 갑자기 방향을 바꿔 사람들을 덮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모임 동료 김길자(65)씨는 불길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창녕/박영률 김경욱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