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유력 빌라값 5억 넘어…“관사 폐지 추세 역행”
광주시가 단체장 관사를 폐지하는 추세를 거슬르고 시장 관사를 6억원대 고급 빌라로 이전하려해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광주시는 10일 유니버시아드 실사와 세계광엑스포 개최 등 잇따른 국제행사를 앞두고 광주를 찾는 외빈들을 영접할 수 있도록 전용 면적 198㎡(60평) 규모의 시장 관사를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올 초부터 봉선동·두암동 등지 아파트를 수소문하고 있으며, 매물이 나오면 추경 예산에 관사 구입비 6억~7억원을 편성할 방침이다.
현 시장 관사는 1998년 분양한 서구 치평동 ㄱ아파트 198㎡(60평형)로 2억6천만원 짜리다. 애초 상무지구 주민들이 항공기 소음과 소각장 냄새를 우려해 입주를 꺼리자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하겠다며 구입했다. 이전이 유력한 관사는 2004년 지어진 남구 봉선동 ㄱ빌라 250㎡(75평)로 매맷값 5억5천여만원이다. 이 빌라는 당시 단지 안에 3홀 짜리 골프코스를 설치하고 건물 안에 최고급 수입 가구를 들여놓는 등 분양값이 3.3㎡당 718만원에 이르러 부유층 주거지로 화제를 뿌렸다.
앞서 시는 2007년 5억9천만원을 들여 광주시청 시장실 옆에 영상장비와 회의시설을 설치한 231㎡(70평) 짜리 비즈니스룸을 만들어 호화 논란을 빚었다. 이 때도 명분은 국제행사나 투자유치 때 방문한 귀빈들의 접견 장소로 쓰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김기홍 광주경실련 정책부장은 “중앙에서 파견되지도 않은 지역 출신 단체장한테 관사를 제공하는 관행은 지방자치에 어긋난다”며 “합리적 근거도 없이 시민 돈으로 호화스런 단체장 관사를 마련해 주는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 시 공무원도 “광주지역 5개 구청 중 4개 구청이 민선시대 들어 관사를 처분했다”며 “‘주민의 머슴’이 되겠다며 한 표를 호소했던 시장이 널직하고 호화스런 관사를 마련하면 시민 가운데 몇명이나 이해를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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