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양배추 처리하랴, 감귤 간벌작업하랴
목표 할당 정책동원 잦아…“전시행정 산물” 비판
목표 할당 정책동원 잦아…“전시행정 산물” 비판
제주도가 각종 정책에 제주지역 공무원들을 자주 동원하면서 민원을 사고 있다. 제주도가 최근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과잉생산된 양배추 처리와 감귤나무 간벌작업 등이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지난 16일 오전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들이 모인 긴급 간부회의에서 “축정과에서 1억3천만원어치를 소비했는데, 도시건설방재국에서는 전체적으로 1억6천만원어치를 소비하는 데 그쳤다. 좀더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근 양배추가 과잉생산돼 한림농협이 값 폭락을 막기 위해 사들인 뒤 처리에 어려움을 겪자 이를 소비하는 데 힘을 모으자는 취지였지만, 김 지사의 발언을 듣는 제주도 도시건설방재국 직원들에게는 ‘경고’나 다름없었다.
양배추 판매 촉진에 나선 제주시도 도의 정책에 발맞춰 발주 공사금액 1천만원 이상 공사를 맡은 업체에 공사 금액별로 나눠 모두 7만6천자루(608t)를 처리하기로 하고, 관련 부서가 이를 담당하도록 했다.
이런 영향은 민간 부문에까지 미치고 있다. 제주시 일도동 김아무개(48)씨는 최근 평소 알고 지내는 어린이집 관계자로부터 양배추 한 자루(3포기)를 받았다. 그 어린이집 관계자는 행정기관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입장에서 시 관계자의 요청을 거절 수 없어 양파를 사들였으나, 혼자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 아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또 “지난 휴일에 여러 과수원을 방문했으나 간벌작업을 하는 현장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간신히 한 간벌현장을 찾아가 보니 고작 2명만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간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제주도청을 비롯한 행정시 공무원들이 간벌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관련 국장에게 적극 검토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김 지사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성과 상여금 반납 등의 검토를 지시하자 16일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들이 성과상여금 가운데 일부를 반납해 양배추 수확 인건비로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은 “자비를 들여 양배추를 구입하고 관련 업체 등에도 구입을 강력 권유하는 실정”이라며 “감귤나무 간벌이나 처리 시일이 급한 양배추 소비촉진 등의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작물이 풍작이 됐을 때도 해마다 이런 식으로 정책을 되풀이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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