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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풍경] 책 읽는 다락방, 아이들 꿈이 차곡차곡

등록 2009-02-26 21:19수정 2009-02-26 22:46

아이숲 어린이 도서관 다락방에서 정봉남 관장(맨 오른쪽)이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아이숲 어린이 도서관 다락방에서 정봉남 관장(맨 오른쪽)이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광주 최초 민간 어린이 도서관 ‘아이숲’
정봉남 관장 등 주부 6명이 기금 마련해 작년 개관
동화구연·역할극 인기…자치단체 후원없어 운영난

25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서구 풍암동 롯데슈퍼 4층 아이숲 어린이 도서관에 들어서자 왼편에 자그마한 다락방이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5~6명이 나무 계단을 통해 다락방으로 올라가 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책을 들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책 읽는 놀이방’에 온 듯 편안해 보였다. 김성문(11·초등3)군은 “다락방이 마치 비밀장소 같아서 책이 머리에 잘 들어온다”고 말했다.

아이숲 어린이 도서관은 2007년 12월 개관한 광주지역 최초의 민간 어린이 도서관이다. 정봉남(42) 관장은 “독서를 입시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워 아이들이 책과 즐겁게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관장 등 주부 6명은 도서관 운영방안을 공부하고 하루 밥집을 여는 등 기금 마련에 나서 1년 여 만에 후원금 5천여 만원을 모았다. 인천·경기·부산 등지의 어린이 도서관을 방문한 뒤 실정에 맞게 도서관을 설계했다. 1100권으로 시작했던 도서관은 어느 새 2608권까지 장서를 늘렸다.

아이숲 어린이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이 채워주기 힘든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날마다 오후 4시에 자원봉사자들이 책을 읽어준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동화 구연 때는 가족 단위로 찾아와 20평 남짓한 공간이 꽉 들어찬다. 김현주(39)씨 등 동화책 읽어주기 모임 회원 7~8명은 이날 동화책 그림을 내려받은 뒤 포토샵으로 화면을 다듬고 있었다. 정 관장은 “동화책 그림에 배경 음악을 깔고 빔 프로젝트로 비춰 아이들에게 책을 낭독해 주기 위한 준비작업”이라고 말했다.

동화 속의 주인공 되어 보기 등 역할극도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아이숲 어린이 도서관은 요즘 여기저기 들어설 예정인 작은 도서관 설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작은 도서관 운영 지침을 만들고 있다. 정 관장은 “아이들이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하늘을 난다며 보자기를 두르고 뛰어 다녀 동네가 떠들석한 적도 있었다”며 “도서관을 통해 이웃들을 만나면서 동네 공동체가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지원이 전무해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회원 120여 명이 다달이 5천원씩 후원하지만, 한달 운영비 150만~200만원을 마련하기에도 빠듯하다. 또 ‘다문화 가정 책 읽기 모임’ 등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공간도 절실하다. 정 관장은 “공무원들이나 지방의원들이 오셔서 ‘참으로 필요한 공간이다’라고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라며 “지난해 행정기관에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을 신청했는데 떨어져 아쉽다”고 말했다.(062)652-1279.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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