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칙위반땐 처벌 감수’…비교육적 내용에 논란 끊이지 않아
“저는 OO고등학교 학생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재학 중 학교 교육 방침에 따르고 학업에 충실하여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할 것이며, 교칙을 위반하였을 때는 어떤 처벌도 감수할 것을 서약합니다.”
경남지역 일부 고등학교가 신입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칙을 어기면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에 서명을 강요해 반발을 사고 있다.
경남 ㅅ고 신입생을 자녀로 둔 김아무개(45)씨는 1일 “우리 아이가 얼마 전 예비소집일에 학교를 다녀와서는 ‘입학식 때 서명을 해서 가져가야 한다’며 신입생 서약서라는 것을 보여주더라”며 “이런 비교육적인 행동을 요즘같은 세상에 어떻게 학교가 강요할 수 있는지 놀랍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ㅅ고는 입학식 때 신입생 대표에게 모든 신입생과 학부모가 보는 앞에서 서약서를 낭독하도록 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남식 경남교육연대 사무국장은 “지난해에도 경남 ㄱ고 등 일부 학교가 신입생들에게 서약서를 받아 문제를 일으켰는데, 올해 또다시 일부 학교가 신입생과 학부모에게 서약서 서명을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서약서 서명을 요구한 학교와 해당 교육청에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국장은 또 “서약서 서명을 요구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규정이 없지만, 일부 교장이 학교 운영과 신입생 정신무장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시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서약서 때문에 실제 피해를 당한 학생을 아직 발견하지는 못했으나, 충분히 악용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황금주 전교조 경남지부 부지부장도 “서약서 서명 강요는 전염병과 같이 특정 학교에서 했다는 소문이 나면 주변 학교도 따라서 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통해 현황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ㅅ고는 “신입생들에게 서약서를 나눠줬던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시행하지 않았으며 학생들이 제출한 서약서도 파기했다”며 “이후에는 학생들에게 서약서 서명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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