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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법무법인, 저작권법 위반 청소년 무차별 고소

등록 2009-03-04 22:09

저소득층 부모 합의금 마련 ‘애간장’
광주북부경찰서에 한달 최소 70건 접수
청소년들이 무심코 인터넷에 영화나 노래를 올렸다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경찰서에는 저작권자로부터 권한을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들이 저작권법 위반 사례를 적발해 형사 고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광주북부경찰서의 경우 한달에 70~80건씩이 접수되고 있으며, 나주경찰서에도 1~2월 100여 건의 저작권법 관련 고소가 이첩되는 등 경찰서마다 저작권법 위반 고소 사건이 넘쳐나 다른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다.

담양에 사는 ㅎ아무개(16)군도 최근 인터넷으로 내려받은 소설을 읽고 공유 파일 사이트에 올렸다가 법무법인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보통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하면 저작권자와 합의를 하거나 재판을 받아야 한다. ㅎ군의 부모는 자녀의 장래를 생각해 법무법인에 합의금을 건네고 사건을 마무리지을 생각이다.

일부 법무법인들은 저작권법 위반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고소를 남발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도 4~5개의 법무법인이 저작권법 위반 대상자를 집중적으로 고소하고 있다. 이들 법무법인들은 저작권법 위반 대상자가 중학생일 경우 40만~60만원, 고교생은 60만~80만원, 대학생은 80만~100만, 일반인은 100만~12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저소득층 가정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고소를 당해도 합의금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기도 한다. 기소될 경우 법원에서 자녀들이 졸지에 전과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속만 끓인다.

나주에 사는 박아무개(15·중3)군은 최근 인터넷 공유 파일 사이트에 영화 한 편을 올렸다가 법무법인의 고소를 당했다. 박군의 어머니(45)는 “저자권법 위반의 의미조차 모르는 아들에게 법무법인에서 합의금으로 80만원을 요구했다”며 “남편도 없이 홀로 식당 일을 하는 처지여서 합의금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박군은 검찰에서 초범이고 미성년자라는 점 때문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청소년들이 기소되면 전과자가 되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도 수사자료가 남아 장래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가정에서 지도가 필요하다”며 “불법 다운로드는 잘못이지만 청소년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법의 잣대를 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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