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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풍경] “현대미술의 심장 뉴욕서 돌하르방 그려요”

등록 2009-03-05 18:12수정 2009-03-05 19:07

재미 건축가 고광표씨가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의 델러번 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서 ‘탄생과 아들’이라는 작품 앞에 서 있다.
재미 건축가 고광표씨가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의 델러번 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서 ‘탄생과 아들’이라는 작품 앞에 서 있다.
재미건축가 고광표씨 델러번갤러리 개인전
“외국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입니다. 외로움은 그리움이죠. 그러한 그리움이 무엇인가를 만들고 그려내게 합니다.”

오름·바다 등 제주의 자연·문화가 작품 주인공
인테리어 벽판을 캔버스로…미국서 호응얻어

지난달 12일부터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의 델러번 아트갤러리에서 제주의 자연과 돌하르방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재미 건축가 고광표(43·뉴욕 애슐리 멕그라우건축사무실 근무)씨의 말이다.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1994년부터 4년 동안 직접 현장을 뛰며 외국 건축사 사무실과 프로젝트 설계디자인 분야에서 일했다. 외국의 건축물 여행을 많이 했던 고씨는 구제금융 위기가 일어난 98년 새로운 건축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어 잘나가던 일을 그만두고 유학길에 올라 미국 시러큐스건축대학원을 나왔다.

그는 그곳에서 대학원 캠퍼스 분교가 있는 이탈리아의 피렌체(플로렌스)를 오가며 이탈리아의 건축과 미술 수업을 듣고 서양미술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에게 고향 제주는 외롭고 힘든 외국 생활을 이겨내게 하는 힘의 원천이며, 작업에 영감을 주는 모태다. 그의 작품 소재가 제주의 자연과 돌하르방이라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2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이번 전시회는 미국 현지의 방송과 신문에 한국과 제주의 자연과 문화, 돌하르방이 소개될 정도로 호응을 받고 있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 제주도라는 공간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고, 미국이라는 문화가 다른 환경에서 그들에게 가장 호소력 있는 소재는 한국에서도 독특한 요소인 제주의 자연환경과 돌하르방이라고 판단했다”는 그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제주 자연의 선인 오름, 바다, 하늘의 선과 색감, 돌하르방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주는 작품들은 외국의 성당 천장벽화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일반 화가들이 사용하는 종이나 유화용 캔버스가 아니라 건축재료인 실내 인테리어용 벽판 위에 수채화로 이미지를 표현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멕시코나 유럽 등지에 돌하르방과 비슷한 거석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돌하르방을 이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며 “돌하르방은 오랜 역사 속에서 흘러나오는 슬픔과 기쁨, 미소 등 여러 가지 미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델러번 아트갤러리에서 전시하기 위해서는 2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전한 그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2007년에 갤러리 쪽과 계약서를 쓰고 초대전을 준비해 왔다. 장소 임대와 행사 비용은 모두 갤러리 쪽에서 부담하고, 그림 판매도 갤러리 쪽이 맡는다.

“화가 고갱이 타히티섬에서 생활하면서 그린 독특하고 토속적인 작품처럼 제주의 환경과 문화도 앞으로 작업의 주제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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