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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공무원 급여 자진반납? 사실상 ‘징발’

등록 2009-03-11 19:15

지자체, 일자리 만들기 빌미 강제추진 곳곳 마찰
“부자는 감세하면서 노동자만 부담” 비판 줄이어
공직 사회에서 급여 자진반납 바람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지만 지방정부들의 ‘무늬만 자율’인 일방적 임금 삭감 추진으로 인해 곳곳에서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4시께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는 경남도청 공무원노조 집행부와 경남도 경제정책과 직원들이 서로 멱살을 잡고 언성을 높이는 등 실랑이를 벌였다. 경남도가 “도청 전체 직원의 연가 보상비로 책정된 액수의 절반인 15억2300만원을 반납해 일자리 창출 사업에 사용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자 현장에 와 있던 노조원들이 이를 막으려고 나섰기 때문이다.

윤효원 노조위원장은 “공식적 협의도 하지 않았는데, 마치 노조가 연가 보상비반납을 받아들인 것처럼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남의 통장에 있는 돈을 주인 허락 없이 가져가는 것은 강도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공무원이 참여하는 ‘위기가정 무한돌봄’ 사업을 펼치면서 지난 5일 저녁 8시께 사업비를 기부한 직원들의 부서별 현황과 명단, 액수를 내부 행정 정보망에 공개했다가 공무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이를 삭제하는 소동을 벌였다. 공무원들은 “말만 자율이지 사실상 강제 기부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고, 경기도는 12시간 만인 6일 아침 8시께 이를 행정 정보망에서 삭제했다. 도 관계자는 “기부행위는 자율로 참여하는 것이며, 명단 공개는 행정상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충북 제천시도 공무원 급여 일부를 자진반납 형식으로 떼어 일자리 나누기 기금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노조 반발에 부딪혀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박수영 행정안전부 인사기획관은 “행안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급여 일부 반납에 대해 지침을 준 것이 없으며, 각 지자체·부처와 노조·직협이 서로 협의해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양성윤 민주공무원노조 서울본부장은 “종합부동산세 감세로 2010년 16조원의 세금이 줄어드는데 이는 월 200만원씩 받는 정규직 80만명 일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액수”라며 “부자들에게는 감세 정책을 펴고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급여를 줄여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은 단편적인 방책에 지나지 않는다”며 “치밀한 분석으로 실질 예산을 절감한 뒤 고통 나누기 차원에서 공무원들에게 동의를 구해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윤주 기자, 전국종합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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