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각’ 대표이면서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인 박경훈씨가 제주시 일도지구 자신의 출판사에서 그동안 펴낸 책들을 배경으로 서 있다.
문화운동 펼치는 ‘도서출판 각’ 박경훈 대표
문인·학자들 사랑방…4·3 등 책 100여권 발간
“제주의 전통·담론 아우르는 학술잡지 내고파” 그는 화가이면서 문화운동가이다. 또한 제주의 전통문화를 어느 누구 못지않게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는 제주도에 관한 것이라면 밤새도록 토론도 마다지 않는 아이디어의 샘물이다. 제주지역 출판사인 ‘도서출판 각’ 대표이면서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소장인 박경훈(48)씨가 그다. 그래서 그의 사무실은 제주의 문화·예술과 역사를 공부하는 학자와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이다. 30대 초반 미술 교사를 하다 “내 인생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벽화연구소를 열었지만 구제금융 때 간판을 내렸다. 그 뒤 제주 민예총과 탐라미술인협회(탐미협) 창설에 참여해 활동하다 우연히 컴퓨터그래픽에 빠져 본격적으로 디자인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 “주변에 있는 문학하는 선후배들이 서울 가서 책을 출판했는데 디자인이 영 아니었어요. 그럴 거라면 내가 만들어 보겠다고 시작한 게 출판사를 만들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시작한 도서출판 각이 이제 만 10년을 맞았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 나온 책만 4·3사건, 제주의 전통문화, 문학 관련 서적 등 100여권에 이른다. 제주지역의 열악한 출판 환경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10년 동안 출판한 모든 책에 애착이 간다고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2001년 제주도를 문화지리학의 관점에서 고찰한 송성대 제주대 교수의 <문화의 원류와 그 이해>를 최고로 꼽는다. 박 대표는 처음으로 양장 제본을 했고, 제주 문화를 다룬 책다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다른 책은 박 대표가 학생 시절 직접 복사해서 읽었다는 현용준 제주대 전 교수의 <제주무속자료사전>으로, 1970년대 서울에서 출판된 책을 증보해 낸 것이다. 5년 전에는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지난 6일에는 10주년 기념식도 했다. 전통문화연구소 소장답게 문화에 대한 식견도 엿보인다. “제도교육의 틀 안에서 성장한 우리 세대는 이미 전통과는 상관없는 문화정체성을 지닌 성인이 돼 버렸고, 우리의 전통문화는 끊임없이 단절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한 그는 “‘전통문화는 낡은 문화가 아니라 오래된 미래’라는 말처럼 전통을 지키는 일은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그의 계획은 제주도 관련 이론서들을 지속적으로 내면서 ‘제주학’ 담론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를 통해 제주학 연구자들이 중심이 된 학술잡지를 정기적으로 내고 싶은 게 출판사 운영 10년째인 그의 생각이다. “대한민국은 모든 일이 서울 중심으로 이뤄지지요. 특히 문화의 꽃이라는 출판은 심합니다. 지역에서 출판을 사업으로 한다면 불가능한 얘기에 가까운 이유죠. 그래서 지역출판, 특히 제주지역에서의 출판은 곧 문화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제주의 전통·담론 아우르는 학술잡지 내고파” 그는 화가이면서 문화운동가이다. 또한 제주의 전통문화를 어느 누구 못지않게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는 제주도에 관한 것이라면 밤새도록 토론도 마다지 않는 아이디어의 샘물이다. 제주지역 출판사인 ‘도서출판 각’ 대표이면서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소장인 박경훈(48)씨가 그다. 그래서 그의 사무실은 제주의 문화·예술과 역사를 공부하는 학자와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이다. 30대 초반 미술 교사를 하다 “내 인생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벽화연구소를 열었지만 구제금융 때 간판을 내렸다. 그 뒤 제주 민예총과 탐라미술인협회(탐미협) 창설에 참여해 활동하다 우연히 컴퓨터그래픽에 빠져 본격적으로 디자인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 “주변에 있는 문학하는 선후배들이 서울 가서 책을 출판했는데 디자인이 영 아니었어요. 그럴 거라면 내가 만들어 보겠다고 시작한 게 출판사를 만들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시작한 도서출판 각이 이제 만 10년을 맞았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 나온 책만 4·3사건, 제주의 전통문화, 문학 관련 서적 등 100여권에 이른다. 제주지역의 열악한 출판 환경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10년 동안 출판한 모든 책에 애착이 간다고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2001년 제주도를 문화지리학의 관점에서 고찰한 송성대 제주대 교수의 <문화의 원류와 그 이해>를 최고로 꼽는다. 박 대표는 처음으로 양장 제본을 했고, 제주 문화를 다룬 책다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다른 책은 박 대표가 학생 시절 직접 복사해서 읽었다는 현용준 제주대 전 교수의 <제주무속자료사전>으로, 1970년대 서울에서 출판된 책을 증보해 낸 것이다. 5년 전에는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지난 6일에는 10주년 기념식도 했다. 전통문화연구소 소장답게 문화에 대한 식견도 엿보인다. “제도교육의 틀 안에서 성장한 우리 세대는 이미 전통과는 상관없는 문화정체성을 지닌 성인이 돼 버렸고, 우리의 전통문화는 끊임없이 단절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한 그는 “‘전통문화는 낡은 문화가 아니라 오래된 미래’라는 말처럼 전통을 지키는 일은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그의 계획은 제주도 관련 이론서들을 지속적으로 내면서 ‘제주학’ 담론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를 통해 제주학 연구자들이 중심이 된 학술잡지를 정기적으로 내고 싶은 게 출판사 운영 10년째인 그의 생각이다. “대한민국은 모든 일이 서울 중심으로 이뤄지지요. 특히 문화의 꽃이라는 출판은 심합니다. 지역에서 출판을 사업으로 한다면 불가능한 얘기에 가까운 이유죠. 그래서 지역출판, 특히 제주지역에서의 출판은 곧 문화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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