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바이러스’ 퍼진 목원대
총장·학생 등 155명 장기기증 서약…장애인체험에 음악회도
7일 대전 목원대(mokwon.ac.kr) 도서관 앞 광장은 주황색 물결이 넘쳤다.
해마다 봄·가을 1주일씩 모든 구성원이 봉사에 나서는 이 학교의 목원사회봉사주간이 시작된 것이다.
올 봄 봉사활동 주제는 ‘헌신’. 이요한 총장과 보직교수, 직원, 학생 등 155명은 이날 봉사주간 발대식을 마친 뒤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장기기증 서약서를 냈다.
장기기증을 약속한 이들은 서약서를 들고 ‘숭고한 사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신체의 일부를 이웃을 위해 나누고자 하며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려 훗날, 이 서약이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약서를 낸 박혜진(21·사회복지학과 2)씨는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 하시기에 앞서 각막을 적출하는 등 장기기증 약속을 지키신 것을 보며 감명받았다”며 “나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이웃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웃음 지었다.
권아무개(49)씨는“골수 기증을 하려다 만 40세 나이 제한에 걸려 헌혈을 했다”며 못내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봉사주간 마지막날인 10일까지 장기기증과 헌혈을 권유하는 홍보활동을 펼친다.
이번 봉사 주간 동안 참가자들은 ‘장애인의 달’에 맞춰 대전지역 곳곳에서 안대를 하고 흰 지팡이에 의지해 거리를 걷는 시각장애 체험 및 수동 휠체어를 이용한 지체장애 체험을 한다.
또 장애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며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 및 장애어린이 자연체험 학습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한 모금 활동도 펼친다.
전공을 살린 봉사 활동도 열렸다.
음악전공 학생들은 이날 대전시 서구 장안동 사회복지법인 한마음 시설에서 장애인을 위한 음악회를 열었고, 대전지하철 역을 순회하며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은 음악회 공연도 한다. 미술전공 학생들은 11일 지역 장애어린이들과 아동센터 어린이 등 200여명을 학교로 초청해 그리고, 붙이고, 만드는 재미있는 미술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이밖에 지능로봇공학과 학생들은 장애아동센터에서 로봇 시연을 펼치며, 스포츠산업과학부 학생들의 노인복지시설에서 마사지 봉사를 할 예정이다.
이요한 총장은 “대학이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인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이야말로 지역과 국가를 넘어 전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며 “일 년에 두 번 2주 동안 열리는 봉사주간이 남을 위한 삶을 경험해 이웃을 배려하는 사랑을 배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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