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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관광객·주민 어울려 ‘오동통한 내 고사리’

등록 2009-04-16 18:23

‘청정 들녘에서 꼬돌꼬돌 돋아나는 고사리와 함께’를 주제로 내건 제15회 고사리 축제가 18~19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남조로 일대에서 열린다.  서귀포시 제공
‘청정 들녘에서 꼬돌꼬돌 돋아나는 고사리와 함께’를 주제로 내건 제15회 고사리 축제가 18~19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남조로 일대에서 열린다. 서귀포시 제공
열다섯 번째 제주 고사리축제
서귀포 남원 들판에 지천으로
반찬·제사상 1년치 준비 거뜬
요리·꺾기대회 등 행사 다양

제주시 대정읍 김아무개(75)씨 부부는 요즘 새벽 4시께 일어난다. 이른 식사를 하고 배낭을 둘러멘 뒤 밖을 나선다. 김씨 부부가 향하는 곳은 안덕면 중산간지역의 목장 지대다. 지난달 하순부터 20여일째 고사리 꺾기에 나선 것이다. 새벽부터 고사리 꺾기를 하다 보면 금세 낮이 되고 가져간 배낭에는 고사리가 가득 찬다. 이렇게 꺾어온 고사리는 집 마당에서 말린 뒤 포장해서 일부는 반찬용이나 제사 때 쓰고, 일부는 시내에 살고 있는 자식들 집에 보낸다.

제주는 지금 고사리 철이다. 안개가 끼거나 흐리고 비가 조금씩 내리는 날이 많은 4월 초·중순의 제주 날씨를 ‘고사리 장마’라고 부른다. 비를 맞으면 고사리가 쑥쑥 자란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요즘 중산간지역의 들판에는 지천으로 자라는 고사리를 꺾는 도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각사각하고 윤기가 없는 중국산 고사리와는 달리, 제주의 고사리가 맛과 윤기, 부드러운 면에서 우수하다고 알려지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까지 도롯가에 버스를 세워놓고 들판이나 수풀 안에서 고사리 꺾기에 나서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고사리는 예부터 제주도내 가정의 필수 채소였다. 해마다 3~5월에 채취한 고사리는 말려서 저장하면 1년 내내 식탁에 오르는 반찬거리 구실을 했다. 고사리가 제상이나 밥상에 자주 오르다 보니 고사리에 얽힌 속담도 여럿 있다. 이 가운데 “고사린 아옵 성제인다”(고사리는 아홉 형제이다)라는 말이 있다. 고사리는 번식력이 강해 꺾으면 다시 솟아나는데 그 횟수가 9차례나 된다는 뜻이다. 또 반농반어에 종사하는 해녀들이 땅 위의 고사리가 잘 자라는 해에는 바닷속의 해초류도 풍년이 든다는 말에 빗대 “고사리 좋은 해 메역(미역) 풍년 든다”는 말도 있다.

이런 고사리를 소재로 한 고사리 축제가 15회째를 맞는다. 18~19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남조로 주변에서 열리는 고사리 축제에서는 고사리 꺾기 대회와 고사리 요리 경연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행사장에는 고사리 생태관과 박제 나비 체험관, 고사리 한방 뷰티팩 체험, 고사리빵 시식회 등도 마련된다.

수풀이 무성한 중산간지역에서 고사리 꺾기에 열중하다 길을 잃어버려 실종되는 사고도 올해 들어서만 4건이나 발생하는 등 고사리 꺾기에는 두 사람 이상이 함께 가거나 휴대폰을 갖고 다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못 쓰는 비닐봉지는 반드시 갖고 와야 한다. 목장지대에 나뒹구는 비닐은 소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양광순 고사리 축제 추진위원장은 “축제 참가자를 위해 다양한 체험과 풍성한 볼거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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