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제주도가 27일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으로 이름을 바꿔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에 대한 기본협약(MOU)을 체결하자, 이날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서귀포시 강정동의 강동균 마을회장 등 주민들이 집회를 열어 “해군기지 건설을 결사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제주 해군기지 협약체결 파장
알뜨르비행장 무상양도 언급없고 공군기지화 가능성
“도 일방독주에 빈껍데기 협약” 시민단체 항의 시위
알뜨르비행장 무상양도 언급없고 공군기지화 가능성
“도 일방독주에 빈껍데기 협약” 시민단체 항의 시위
제주 해군기지 관련 협약이 27일 마침내 체결됐다. 2007년 4월 당시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주민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긴 협약 체결이 필요하다면 정부와 제주도 간에 체결할 수 있다고 밝힌 지 2년 만이다.
기본협약에 대해 도 당국은 “최선을 다했다”고 했지만,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협약 체결 과정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도민의 입장에서 제주의 이익과 요구가 최대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약 발표 직후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제주도청 앞에서 곧바로 항의집회를 열었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로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고유기 제주도군사기지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이번 기본협약을 통해 제주도가 얻은 것은 없다”며 “오히려 국방부에 공군기지의 건설 가능성을 뒷받침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제주도의회도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발전계획 수립 용역이 나온 뒤 기본협약을 체결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으나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고 협약을 체결한 제주도정은 ‘제 갈 길만 가면 그만’이라는 오만함을 드러냈다”며 “굴욕적인 기본협약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 당국과 확연히 다른 이런 반응에는 알뜨르비행장 문제, 공군 전투기 부대 배치 계획 등과 무관하지 않다.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은 일제 강점기 때 일제가 땅을 징발하고 강제동원을 통해 건설했던 비행장이었으나 해방 뒤 정부 소유로 넘어간 곳이다. 기본협약은 국방부 소유의 이 비행장 터를 제주도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을 뿐, 그동안 지역주민들이 요구해왔던 무상양도에 대한 언급은 없다.
공군 전투기 부대 배치 문제도 “공군 남부탐색구조부대에 전투기 배치계획이 없음을 확인한다”는 수준에 그쳤다. 공군이 다른 부대를 제주도에 배치하거나 창설하는 부분은 거론하지 않아 오히려 공군기지 건설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이 때문에 협약 체결에서 제주도가 일방적으로 정부에 끌려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상복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남부탐색구조부대의 건설 시기나 장소는 확정된 바 없지만 앞으로 부대 규모나 위치 등은 도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며 “알뜨르비행장 문제는 국유재산법상 국유재산을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줄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무상양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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