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주최 ‘임기평가’ 토론 녹화중 “질문 너무 편파적”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한 지역방송사가 연 토론회에서 질문이 편파적이라며 토론장을 박차고 나가는 물의를 일으켰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오전 대전방송(TJB) 공개녹화장에서 열린 ‘민선3기 임기 3년 평가 토론회’에서 질문자인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이 지사와 한나라당이 지방균형발전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어 도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지사의 대처 방안을 말해달라”고 질문하자 “도지사 직을 걸고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장 교수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냐”고 다시 묻자 “충남도정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한나라당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편파적이고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토론을 중단한 채 녹화장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 지사가 밖으로 나가자 장 교수도 자리를 떴다.
이 지사는 방송사 쪽에서 설득하자 30여분만인 오전 11시30분께 돌아와 녹화를 마쳤으며, 장 교수는 이후 토론에 참석하지 않았다. 장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한 사람의 도민으로서 이 지사에게 질문했고 지사는 답변할 의무가 있다. 질문자를 편파적이라고 몰아붙이고 토론을 거부한 것은 공직자로서 오만한 자세이며 도민과 소통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과 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명을 내어 “이 지사는 지난 2007년 한국방송 평가토론회에서도 쓴 소리가 나오자 자리를 박차고 나간 적이 있어 이번 사건은 그가 도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준 것”이라며 이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렇게 파행한 토론회를 오는 21일 그대로 방송하는 것은 이 지사의 선전에 불과하므로 대전방송은 녹화된 방송을 취소하고 새로 생방송 토론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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