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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광주 공공시설 ‘험난한 모유수유’

등록 2009-06-23 21:28

구청 4곳·지하철 19곳 중 전용공간 한 곳도 없어
모자보건 관심 높은 북구청도 ‘화장실·다용도실 이용’
광주지역 대부분 공공시설에 수유 공간이 없는 탓에 산모가 심지어 화장실까지 찾아들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 북구의회 이승희 의원(진보신당)은 23일 “출산한 직장인들이 어렵게 모유를 먹이기로 결심해도 여건이 마땅하지 않아 80%는 가정에서만 수유를 하고, 나머지 20%는 직장에서도 수유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달 22~26일 모유를 먹인 북구청 여성 공무원 50명에게 물어보니, 39명은 ‘집에서만’, 11명은 ‘직장에서도’ 수유를 한다고 응답했다.

직장 수유를 하는 직원이 이용하는 장소는 28%가 ‘가끔 화장실로 간다’, 20%는 ‘다른 사무실의 다용도실’, 16%는 ‘근무 사무실의 다용도실’, 8%는 ‘여성 휴게실’이라고 공간 부족을 하소연했다.

모유를 먹이지 않는 직원들의 이유도 ‘수유장소와 근무여건이 불충분해서’(32.8%), ‘상사 눈치와 시간 제약 때문에’(12.5%), ‘건강이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6.3%) 등으로 장소 미비에 맞춰졌다.

광주 북구청은 4년 전부터 건강한 모유 수유아 선발대회를 열 정도로 모자보건에 관심이 높지만 청사가 협소하고 예산이 빠듯해서 아직 수유실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광주의 다른 구청 4곳도 마찬가지다. 구 보건소에 이용자를 위한 수유실을 설치했을 따름이다. 하루 이용객이 5만여명인 광주지하철 1호선도 역사 19곳 중 수유실이 설치된 곳은 없다.

다만 광주시청은 1층 여성 휴게실 안쪽에 침대, 기저귀 교환대, 소파, 냉장고, 렌지 등을 갖춘 면적 12㎡의 수유실을 운영중이다.

이 의원은 “오죽하면 위생 상태가 걱정스런 화장실까지 수유공간으로 등장하겠느냐”며 “공공기관과 사기업체의 수유실 설치현황과 지원내역 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개정된 모자보건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영·유아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모유시설의 설치를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담았다. 근로기준법도 “1년 미만의 유아를 가진 여성 근로자에게 하루 2회 30분씩 유급 수유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 공무원은 “법률과 현실이 너무 동떨어져 ‘수유실을 둘 수 있다’는 ‘두지 않아도 괜찮다’나 마찬가지”라며 “영·유아를 맡아주는 시설이 없으면 직장에 수유실을 두어도 아기한테 모유를 먹이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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