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홍보용 사진-1957년 7월 해녀 복장과 도구를 갖춘 두 해녀가 갯바위에서 홍보용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한 장의 사진은 수많은 말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한 시대를 입증하는 자료라면 가치가 클 수밖에 없다.
제주도가 29일 펴낸 사진집 <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에는 지난 100년 동안 제주 사람들의 고난과 역경, 환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주의 역사, 민속, 문화 등을 망라해 1890년대 말부터 2006년 6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직전까지 100여년의 제주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국가기록원, 국립민속박물관 등이 소장한 기존 사진 이외에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개인 소장자 등으로부터 입수한 사진들도 여럿 있다.
2권으로 구성된 사진집은 모두 855쪽으로 700점의 사진이 들어 있다. 국내에서 발간된 사진집으로는 드물게 많은 사진이 담겨 있어 무게만 7㎏이나 된다. 1권에는 정치·행정, 산업·경제, 사회1 부문이, 2권에는 사회2, 문화·예술, 교육·체육 부문과 관련한 사진들을 연대기순으로 정리해 편집했다.
4·3 중산간 주민과 토벌대-제주4·3이 진행중이던 1948년 7~8월 일본도를 들고 있는 군인과 갈옷을 입고 있는 청년들이 중산간의 한 밭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특히 이번 사진집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 발굴에 품을 들였다. 일제 강점기 때 일장기가 걸려 있는 제주성 안의 민가 모습 등 1920~30년대의 제주읍 전경 사진과 4·3 당시 토벌대가 갈옷을 입은 청년들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 등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 고아들의 사진도 담겨 있다.
제주 양파 눌-양파를 저장하는 일종의 창고다. ‘눌’은 곡식이나 짚, 마소의 꼴 따위를 차곡차곡 동그랗게 쌓아올린 더미를 말한다.
서귀포 마을 고래뼈-일제 강점기 서귀포 마을 곳곳에 있었던 고래 갈비뼈 모습이다. 일제 때는 연간 50~60마리의 고래를 잡았으며, 서귀포항 부근에는 1970년대 말까지도 고래공장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제주도 제공
일제 강점기 때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서귀포 시내 마을 곳곳에 세워졌던 고래 갈비뼈의 모습도 이채롭다. 1960년 3·15부정선거 규탄대회에서 제주도 경찰국장이 학생들에게 해명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있다. 이 밖에 88년 10월 송악산 군사기지 설치반대 시위 등의 사진도 담겨 있다.
지난 2월 하순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사진 수집 및 편찬 작업에 들어간 사진집 편찬위원회는 이번 사진집이 단순한 사진집이 아니라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사진과 글, 연표를 통해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사·문화·역사 교양지로서의 구실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