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장관과 몸싸움…재판부 “의도 좋았지만 공무 방해”
지난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을 방문할 당시 몸싸움을 벌인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대전시민대책회의’ 활동가 24명에게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2단독 손삼락 판사는 30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광우병 대전대책회의 관계자 24명 가운데 김종남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 10명에게 징역 4~8월에 집행유예 1~2년,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등 14명에 대해 벌금 50만~1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손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에 들어가 정 전 장관 등과 몸싸움을 벌이고 시위를 한 것은 헌법이 보장한 집회 및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 공무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손 판사는 “그러나 광우병 대전대책회의가 이 사건 외에 연 다른 집회에서 폭력 사태가 없었고 장관 등이 상처를 입지 않아 우발적 사건으로 보여 일부 피의자들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무죄”라며 “대책회의가 좋은 의도로 일을 하다 빚어진 사건에 대해 선고하게 돼 마음이 편치 않다”고 덧붙였다.
광우병 대전대책회의는 “국민 건강과 검역 주권을 지키려고 노력하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이 충분히 참작되지 않아 유감이며 항소 여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우병 대전대책회의 활동가들은 지난해 6월27일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시행과 관련해 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에서 열린 관계기관 간담회에 정 전 장관이 참석하자 이를 막는 과정에서 장관의 양복 윗도리를 찢고 호위 경찰들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김 사무총장 등 10명은 징역 1~2년, 금 사무국장 등 14명은 벌금 200만원이 각각 구형됐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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