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네 뒤뜰 고인돌을 어쩌나
남쪽선 드문 북방형…고창 사유지 안에 있어
김씨 “보상가 낮아”…군 “수용 절차 밟을 수도”
김씨 “보상가 낮아”…군 “수용 절차 밟을 수도”
전북 고창군이 가장 남쪽에 남아있는 북방형 고인돌의 관리 문제를 두고 토지 소유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고창군의 고창읍 죽림리와 아산면 상갑리 등지에는 447기의 고인돌이 있다. 이 고인돌들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4년 사적 391호로 지정됐고,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많은 고창군의 고인돌 가운데서도 단연 눈에 띄는 고인돌은 고창읍 죽림리와 아산면 도산리에 각각 1기씩만 있는 북방형(탁자형) 고인돌이다. 특히 도산리의 북방형 고인돌은 한반도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북방형으로서 가치가 높고,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문제는 이 고인돌이 이 마을 김아무개(61)씨의 집 뒤뜰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답사객들은 이 북방식 고인돌을 보러 김씨의 집을 찾아왔다가 개짖는 소리에 놀라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고창군은 10여년 전부터 김씨와 가옥 매입을 협의해왔지만, 가격 탓에 번번히 실패했다. 군은 김씨에게 감정가인 6200만원을 주겠다고 했지만, 몇차례 거절당하자, 이젠 토지를 수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지난달 초 국토해양부에 신청한 ‘지동 탁자형 고인돌 정비사업 계획’이 승인되면, 토지수용위원회에 김씨 집의 수용을 신청하겠다는 것이다. 나철주 고창군 고인돌공원 담당자는 “김씨에게 보상금을 더 주고 싶지만, 법률 근거가 없어 어렵다”며 “이달에 매입 협의를 더 해보겠지만, 진척이 없으면 수용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군이 10여년 전부터 집도 고치지 못하게 하더니 이제 ‘헌집값’을 주며 나가라고 한다”며 “내 집 안에 있는 고인돌이니 오히려 내게 소유권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씨는 또 “200여년 동안 조상 대대로 관리해 왔으니 오히려 국가가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조상들이 살던 집이니 다른 곳으로 그대로 옮겨달라는 요청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고창군은 2008~2012년 국비와 지방비 등 58억원을 들여 ‘청동기인의 삶터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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