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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흙 속 조각을 찾아 ‘역사의 파편’ 맞추다

등록 2009-07-09 17:53

손명조 국립제주박물관장이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섬, 흙, 기억의 고리-지난 10년의 발굴 기록’ 기획특별전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손명조 국립제주박물관장이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섬, 흙, 기억의 고리-지난 10년의 발굴 기록’ 기획특별전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제주박물관 특별전 ‘섬, 흙, 기억의 고리’




지난 10년 발굴한 제주 고고학 성과물 전시
“유물발굴이 개발 막는다는 인식 바뀌어야”

먼 옛날 제주 땅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흙 속의 유물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먼 과거의 기억을 현재와 잇는 연결고리다.

제주지역에서 고고학적 발굴사업이 진행된 것은 20여년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의 고고학적 발굴은 짧은 발굴 및 연구 기간에도 불구하고 제주 섬의 오래된 과거를 끄집어내는 구실을 톡톡히 했다.

2천년 전 형성된 제주시 삼양동과 용담동, 외도동 일대, 서귀포시 환순리와 예래동 등지의 대규모 마을 터 발굴은 제주 섬을 새롭게 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2006년에는 제주시 삼화지구 택지개발사업 터에서 제주 최초의 청동기 유물인 요령식 동검 편이 발굴되기도 했다.

국립제주박물관이 지난달 말부터 열고 있는 기획특별전 ‘섬, 흙, 기억의 고리 - 지난 10년의 발굴 기록’은 이러한 제주에서 이뤄진 고고학적 발굴의 성과를 일반인들에게 보여주는 기회다.

특별기획전을 준비하면서 국립제주박물관이 서귀포시 천지연 부근 생수궤에서 발굴한 좀돌날은 후기 구석기시대의 대표적 유물로,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시대 유적일 가능성을 높였다고 박물관 쪽은 말했다.


‘1만년 전 제주로 가는 타임캡슐’이라는 이름을 붙여 전시하는 하모리 식물화석은 1만~5천년 전 강수량이 많은 습한 기온 상태에서 활엽수림과 양치식물이 우세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0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패총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리구슬과 각종 철기류, 낚시 도구 등은 철과 유리의 산지가 없는 제주 섬에서도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시기에 활발한 교역을 했다는 증거가 됐다.

박물관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청동기시대 사람들은 왜 모여 살았을까?’, ‘체계화된 삶의 흔적’, ‘대규모 교역의 증거, 토기와 철기’ 등의 제목을 붙여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손명조 국립제주박물관장은 “좋은 유물을 찾는 것만이 아니라 흙 속의 파편 조각들을 통해 역사의 파편을 맞춰가고, 과거 역사를 찾아가는 작업이 고고학의 구실”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이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기획전을 열게 된 것은 개발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이번 기획전이 고고학적 발굴이 개발을 저해한다는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그의 말처럼 유물 발굴이 개발을 지연시킨다는 인식을 깨뜨리겠다는 것이 그의 기획 의도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물만이 아니라 발굴 과정과 발굴 도구, 연구 결과물들을 전시하는 ‘고고학의 이해’를 전시 마지막 부분에 포함시켰다. 전시 기간은 8월30일까지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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