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 낙천리에서 1천개의 의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벌인 양기훈(왼쪽)씨와 이 마을 김만용 이장(오른쪽)이 의자들이 설치된 낙천리 잔디밭에서 활짝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주 낙천리 ‘공원마을’ 선포식
77가구 오지, 1천개 의자 누리꾼 이름공모 유명세
천연염색 등 9가지 즐거움…작년 1만3천명 찾아 “낙천리는 공원입니다.” 제주의 깊은 중산간 마을, 낙천리. 이 마을에 들어서면 길가 연못에 길게 드리워진 고목, 그 아래 조그맣게 놓여있는 의자가 한폭의 그림같은 모습을 연출한다. 마을 들머리에서부터 ‘울지마’, ‘폭풍설사’ 등 기발한 이름을 붙인 의자들이 옹기종기 있는 모습이 눈에 띄고, 마을에 들어서면 곳곳에 놓여 있는 여러 모양의 의자가 눈에 들어온다. 77가구가 모여사는 낙천리가 공원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낙천리는 ‘아홉굿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굿은 ‘연못’을 뜻하는 사투리이면서 영어로 좋다(good)는 뜻이기도 하다. 2003년 농촌진흥청 지정 농촌테마마을로 선정된 이 마을은 풀무, 보리음식, 천연염색체험, 아홉연못 탐방 등 아홉가지 즐거움도 체험할 수 있다. 낙천테마마을 잔디밭에는 각종 의자들이 저마다 문패를 달고 있다. ‘뿡채’, ‘오리발’, ‘삼각빤스’ 등의 이름은 전국 공모를 통해 나온 이름들이다.
낙천리가 공원으로 탈바꿈한 데는 양기훈(47·공공미술가)씨의 집념과 주민들의 결속력이 큰 구실을 했다. “4·3 이후 지역주민들의 생존 이기주의와 개발시대의 논리로 제주도내 마을이 해체단계에 있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낙천리에서 생각이 틀렸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마을 결속력이 강했고, 주민들의 활력을 느끼면서 마을을 공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회상한 그는 2007년 3월부터 주민들과 함께 1천개의 의자 만들기에 나서면서 ‘마을 공동체 자생 실험’에 들어갔다. “3년 안에 낙천리의 인지도를 1% 정도는 만들어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전국의 누리꾼을 상대로 1천개 의자의 이름 공모에 들어갔다. 40만~50만명이 낙천리 공모 누리집에 들어왔고, 당선된 1천여명이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낙천리를 알린다고 가정하면 어느 정도 계획은 달성했다고 자부한다. 이 마을 김만용(54)이장은 “지난해 1만3천여명의 주민이나 관광객들이 찾을 정도로 제주의 오지였던 마을이 조금씩 알려지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주민들의 결속력이 좋아지고 활력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낙천리 잔디밭에 있는 너비 5m, 높이 16m의 거대한 의자가 우뚝 서 있다. 양씨가 만든 작품명 ‘다름으로 하나되는 우리’다. “이 의자 속에 28개의 의자가 제각각 다른 위치에 놓여 있어요.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소통하자는 뜻이지요. 낙천리는 그런 넉넉함이 있는 곳입니다.” 양씨의 말에 김 이장도 활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낙천리는 31일 오후 2시 마을 잔디밭에서 ‘낙천마을공원 선포식’을 연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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