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한달 4명 정신병원행…‘상습 소란’ 1명뿐
만취상태서 입원동의 등 의사확인 절차 허점
만취상태서 입원동의 등 의사확인 절차 허점
부산경찰청이 상습적으로 술에 취해 경찰서 지구대 등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국 처음으로 시범운영하고 있는 치료·보호 프로그램이 인권을 침해할 수도 있어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15일부터 4주간 부산의료원, 119구급대 등과 함께 ‘상습 주취 소란자 치료·보호’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 10명을 치료·보호하고 이 가운데 4명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고 11일 밝혔다. 치료·보호를 받은 10명 가운데 경찰이 애초 주요 대상자로 예상했던 지구대 관리 상습 주취 소란자는 5명이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4명 가운데 지구대 관리 상습 주취 소란자는 1명뿐이었으며, 나머지 3명 가운데 2명은 술에 취해 길거리에 앉아 있거나 쓰러져 있다가 경찰에 의해 부산의료원으로 옮겨진 뒤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전력이 드러나 본인이나 가족의 동의를 거쳐 입원했다. 경찰이 이날 치료·보호 대상을 ‘상습 주취 소란자 가운데 만성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행동장애 증상을 보이고 응급치료가 필요한 사람’으로 엄격히 제한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대상이 훨씬 확대된 셈이다.
또 정신병원 입원자 가운데 2명은 가족이나 보호자가 없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치료를 요청하거나 채 깨지 않은 상태에서 입원 치료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나 자신의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동의했는지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경찰은 석달 동안 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뒤 여건에 따라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광영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사무소장은 “술에 취해 지구대 등에서 소란을 피우는 상습 주취자들을 위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자칫 연고 없는 주취자들이 원치도 않는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는 인권 침해의 우려가 크다”며 “진짜 본인의 뜻인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또 대부분 대상자가 치료비를 부담하지 않는 상태에서 치료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등을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규열 부산경찰청 생활안전계장은 “알코올에 중독돼 상습적으로 난동을 부려 가족이나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주취자에게 치료와 재활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근본 취지”라며 “서울시 병원협회에서 올바른 주취자 보호책이란 평가를 받았으며, 주취자 본인이나 보호자들한테서도 고맙다는 반응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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