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까지 대전 나다센터 미술전
미완성 작품, 관객 참여로 완성
미완성 작품, 관객 참여로 완성
아스팔트에도 초록빛이 감도는 대전 신탄진 대청댐 가는 구불구불한 길을 10여분 따라가면 카이스트 나다센터가 나타난다.
나다센터(iam1234.com)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이 청소년들에게 문화와 기술이 결합된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옛 용정초등학교 용호분교를 인수해 2007년 1월 문을 열었다. 미래 세대들은 창의성과 사회성·리더십을 익히고 카이스트는 이 과정에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문화콘텐츠를 개발한다.
이곳에서 31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박석신 교수(목원대 미대)의 ‘시(C) 스미고 티(T) 번지다’ 초대전이 열린다. 관람객과 직접 소통해 창의적인 문화예술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기술도 확산시키자는 취지다.
지난 28일 나다센터에는 박 교수의 몸짓추상 걸개 작품들이 내걸렸다. 그러나 다른 전시회와 달리 완성된 작품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빈 공간은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는 관람객들이 한지가 배접된 패널에 점, 선, 면을 꾸미면 박 교수가 대화를 통해 관람객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나 남은 흔적이 주는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박 교수는 활과 머리에 물감 먹은 솜을 묶은 화살, 여러 차례 빨고 다듬은 풀뿌리, 100호 이상 되는 한지 운동장을 준비했다. 패널을 과녁 삼아 화살을 쏘면 점이 되고, 흠뻑 먹물 머금은 풀뿌리가 패널을 스치면 선이 되며, 한지에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손·발 도장을 찍으면 면이 된다.
카이스트는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전시회에서 작품과 함께 보여줄 예정이어서 관람객들에게 스스로 참여하고 느끼는 즐거움을 선사할 작정이다. 폐막을 나흘 앞둔 다음달 12일에는 모든 관람객과 박 교수가 함께 그림을 그리는 대규모 행위예술도 펼쳐진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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