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성 행사·중복신청 이유 예산심의 대거 탈락
방향설정 워크숍·행사위 구성 ‘내실다지기’ 나서
방향설정 워크숍·행사위 구성 ‘내실다지기’ 나서
내년 5·18 민중항쟁의 30돌을 앞두고 광주시와 5월단체 등이 국고 지원을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 1차 심의에서 대거 반영되지 못했다.
7일 광주시와 민주당 조영택 의원 등의 말을 종합하면, 5·18기념재단과 광주시가 행정안전부에 내년 행사를 위해 10억원을 요청해 7억원이 반영됐으나, 기획재정부의 2010년 예산 계획안 1차 심의에서 행사성 경비라는 이유로 모두 반영되지 못했다. 또 5·18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자회 등 3개 단체가 문화체육관광부에 기념행사 예산으로 요청한 88억5000만원 중 13억원이 반영돼 기획재정부로 넘겨졌으나 1차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들 3개 단체는 국가보훈처에도 70억4300만원의 예산을 요청했으나, 이 가운데 7억원만 받아들여져 기획재정부에 넘겨져 반영됐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5월단체 등이 각 부처에 사업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지 않고 사업을 올려 ‘예산 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18 인물명감도서 발간과 웹사이트 구축 사업(35억원)은 국가보훈처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중복 신청됐다가 두 부처에서 모두 탈락됐다. 동서를 잇는 슬로 대장정 사업(2억5000만원)도 국가보훈처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똑같은 내용으로 올라갔다. 시민음악제(3억원)와 인권평화음악제(1억5000만원)는 비슷한 내용의 행사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보훈처로 따로 신청된 경우다.
이 때문에 5월·시민단체들 사이에서도 “올해 29돌 기념행사 예산이 3억9900만원임을 고려하면 각 단체들이 5·18 30돌 기념행사 명목으로 경쟁적으로 수억원짜리 대규모 사업을 주먹구구식으로 신청한 결과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5·18민중항쟁 30돌 기념행사위원회를 꾸린 뒤 행사의 방향을 잡은 뒤 내실 있는 행사를 치르는 것이 타당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5·18민중항쟁 29돌 기념행사위원회는 오는 10일 5·18 행사 평가회를 연 뒤, 30돌 기념행사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고, 10월 중으로 각 단체의 참여를 늘려 30돌 기념행사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광주지역 한 연구소 관계자는 “5월단체들은 시민들이 올해 5월에도 왜 각종 5·18 행사를 외면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다”라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화려하고 돈 많이 드는 행사보다 진정 오월정신에 맞는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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