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고문서 ‘옛 향취’까지 번역, 인터넷에 올려요

등록 2009-09-17 21:36수정 2009-10-03 11:38

한국학 자료센터 안동교(47) 전임연구원이 17일 오후 조선대 법대도서관 5층 연구실에서 조부에게 한문을 배웠던 일화를 회고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학 자료센터 안동교(47) 전임연구원이 17일 오후 조선대 법대도서관 5층 연구실에서 조부에게 한문을 배웠던 일화를 회고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학자료구축’ 조선대 안동교 연구원
호남지역 간찰·일기·문집 찾아서 헤매
“회초리 맞으며 배운 한학 크니까 도움”




먼지가 일고 좀이 먹은 궤짝 속에서 옛 선비의 편지를 찾아낸 느낌은 어떨까?

17일 오후 조선대 법대도서관 5층에 자리한 한국학 자료센터에서 안동교(47) 전임연구원을 만났다. 그의 책상엔 누렇게 바란 고문서와 옛 편지(간찰)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는 “16세기 초반 나주 나씨 집안에서 재산을 나눴던 내역이 적힌 ‘분재기’를 번역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곳은 지난 5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주관하는 ‘한국학자료센터 구축사업’에서 호남권역센터(센터장 김경숙·조선대 사학과 교수)로 지정됐다. 앞으로 고문서 등 각종 한국학 자료를 국역해 일반인들도 쉽게 인터넷으로 검색해 이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안 연구원은 호남 지역에 흩어져 있는 각종 고문서와 일기, 문집 등을 찾아 해제하고 있다.

그는 여섯살 무렵 조부한테서 처음으로 한문을 배우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방학 때면 아예 집에서 4㎞ 정도 떨어진 서당에서 지냈다. 또래 친구들과 달리 한문을 배우는게 싫어 떼를 쓰기도 했지만, 조부의 회초리 앞에선 별 소용이 없었다. 까까머리 고교 1학년 때 고서 속의 글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점차 한학에 재미가 붙었다. 전남대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호남권 젊은 연구자 중 초서와 난해한 간찰체를 풀고 번역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한학자로 꼽힌다.

“과거 학문을 하던 집안에 고문서들이 많이 있지만 불량한 상태로 묵혀 있어요.”

그는 지난해 전남 보성의 안방준(1573~1654) 선생의 종가에서 교지 54건과 간찰첩(편지를 따로 묶은 책)을 발견했다. 전남도가 이 자료를 지방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 4월에는 순천시 송광에서 하백원(1781~1845)선생이 동문 수학했던 친구에게 보낸 편지도 찾아냈다. 그는 교수와 연구자, 서예가 등 15명과 ‘호남고문서연구회’를 꾸려 8년째 매주 한차례 초서 독해를 강의하고 있다. 이 모임에선 지난 3월 전라남도 옥과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간찰들을 함께 해제해 <간찰의 멋과 향기>라는 책을 냈다.

안 연구원은 각종 고문서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호남 고문서 정보센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개인이나 문중이 자치단체가 설립한 센터가 있어야 귀중한 문서를 기증하거나 위탁 관리를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경북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과 경남 경상대 문천각에서 고서 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참 아쉽다” 며 “호남의 고문서들도 우리의 관심과 따뜻한 눈길을 기다리고 있을것” 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