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태 시장 간담회 “건설사 조율안되면 자체 재원으로 일반구장 추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광주시민의 숙원사업인 새 야구장 건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에 야구 돔 구장을 건립하려고 국내 도급순위 1, 2위 정도의 건설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건설사에서 이미 건립 예정지를 둘러봤고 돔 구장을 지었을 때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부대사업의 내용과 범위를 논의하는 단계”라며 “이달 안에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설비가 많이 드는 돔 구장 대신에 일반구장을 짓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7월25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10월에 야구장 신축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뒤 2013년까지 4000억원을 들여 관람석 2만5000~3만석 규모로 돔 구장을 짓는 청사진을 다듬어왔다.
건립 예정지는 지하철 1호선 종착역인 광산구 옥동 차량기지가 검토됐으나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백지화되고 접근과 개발이 쉬운 효천역, 우치공원, 수완지구 등지가 새로 등장한 상황이다.
광주시는 이달 말까지 건설사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체 재원을 투입해 개방형 일반구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시는 애초 2013년까지 국비 270억원, 시비 730억원 등 1000억원을 들여 터 8만㎡에 2만석 규모의 일반구상을 짓는 방안을 두고 타당성 조사를 해왔다.
시는 자체 예산이 부족한 탓에 국비 비율을 높여줄 것을 기대해왔으나 성사되지 않으면 기채를 해서라도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 쪽은 “일반구장은 건설비가 적은 대신 운영비가 부담되지만, 돔 구장은 수익사업으로 운영비 일부를 대 이용료나 입장료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구단이 홈 구장으로 쓰는 광주시 북구 임동 무등야구장은 1965년 터 3만1000㎡ 연면적 1만7000㎡ 관람석 1만3872석 규모로 지어졌다. 이 구장은 평소 경기장 시설이 낡은데다 화장실이 적고 주차면이 좁은 탓에 선수단과 관람객의 불만을 사왔다.
오는 15일부터 이 구장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리면서 신축여론이 높아지자 시가 서둘러 돔 구장 계획을 내놓게 됐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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