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광주 대표 숲에…”
시 “타당성 용역 진행”…시민단체 “도심 허파 훼손”
시 “타당성 용역 진행”…시민단체 “도심 허파 훼손”
광주시가 서구 풍암동 중앙공원에 대규모 청소년 수련시설(유스호스텔)을 지으려다 반발에 부닥쳤다.
중앙공원은 광주월드컵경기장과 풍암택지지구 부근의 풍암저수지 일대 녹지 293만㎡로 광주의 대표적인 숲이다. 특급호텔과 선수촌아파트 등을 지으려는 행정기관의 개발 압력이 높았지만 번번이 시민의 반대운동에 막혀 백지화됐던 곳이다.
광주시는 20일 “중앙공원 안 터 10만㎡에 1200억원을 들여 대규모 청소년 수련시설을 짓기 위한 타당성 용역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시 쪽은 “국내외 청소년 수학여행과 수련대회를 유치하는데 필요한 시설이며, 도시계획시설을 오래 방치해 매수권 청구가 들어오면 보상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광주환경련·광주전남녹색연합·광주생명의숲 등 9개 시민단체로 짜여진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녹지를 훼손하는 개발을 철회하라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대책위는 “동구 광주여고 이설터를 비롯해 적절한 후보지가 있는데도 시가 개발계획을 감춘 채 환경적 생태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중앙공원을 훼손하려 한다”며 “시가 유니버시아드 유치 성공에 편승해 도심의 허파를 잘라내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달 결성 뒤 한달 동안 시민 3500명한테 받은 서명용지를 시에 전달하고 본격적인 반대운동을 선언했다.
이경희 광주환경련 녹색대안국장은 “나무를 1000만 그루 심는 것보다는 이미 있는 아름답고 가치있는 숲을 지키고 가꾸는 사업이 더 중요하다”며 “반환경적인 행정에 맞서 시민모금으로 공유화운동을 벌이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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