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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풍경] 만화사 100년 발자취 울고웃던 삶 ‘오롯이’

등록 2009-11-12 22:42

 12일 만화전을 보러온 한 가족이 전시장 안에서 만화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12일 만화전을 보러온 한 가족이 전시장 안에서 만화를 읽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만화만화’전 이번엔 광주서
첫 만화가 이도영서 강풀까지
작품 17점 원고 100점 한자리
“찬찬히 읽어야 제 맛 느껴요”
“만화는 불량한가?”

한국 만화 100년의 발자국을 돌아보는 만화만화(慢畵萬話)전이 광주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지난 10일 광주시 북구 운암동 광주시립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서 개막해 내년 1월31일까지 이어진다. 친숙하고 흥미로운 만화작품 전시여서 어린이 손을 잡고 들른 가족 단위 관람객들한테 인기가 높다.

전시에는 1909년 <대한민보>에 실렸던 만화가 이도영의 삽화부터 인터넷만화로 진화한 강풀(강도영)의 <순정만화> <26년>까지 만화 100년사를 일별할 수 있는 작품 17점과 원고 100점이 선을 보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코주부’ ‘고바우’ ‘라이파이’ ‘설까치’ ‘독고탁’ 등 낯익은 주인공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백수로 취급받기 일쑤였던 만화가들의 도피적인 성향과 숨막히는 마감에 얽힌 사연들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만화사 정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불량’과 ‘유해’라는 딱지가 붙어 어두운 다락방으로 내몰리고 공개적으로 화형까지 당해왔던 만화의 복권에 맞춰졌다. 1970년대 학교들의 불량만화 불태우기, 1990년대 서울역의 불량도서 추방대회, 1997년 청소년보호법 제정으로 강화된 심의, 2003년 <천국의 신화>를 그린 이현세의 미성년자보호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판결 등이 간추려졌다. 만화가 김수박은 작품을 통해 “독재 정권은 대중이 개성, 자유의지, 다양성을 가지는 것을 싫어해 아이들한테 친숙하고 인기있는 만화를 엄격하게 통제했다”며 “몇해 전부터 만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면서 학습만화 신문만평 웹툰만화 등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이 개척됐다”고 전했다.


 만화사 100년 발자취 울고웃던 삶 ‘오롯이’
만화사 100년 발자취 울고웃던 삶 ‘오롯이’
마감의 고뇌를 담은 이향우의 작품도 독창적이다. 마감시간이 임박했지만 원고지는 눈밭처럼 하얗고 머리엔 아무런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는 순간을 재기발랄하게 표현했다. 이밖에 신문만화 ‘고바우’의 탄생 배경, 배급사 합동출판의 전횡, 정부검열과 자기검열의 시련 등이 자유로운 필치로 다가온다.

전시장을 찾은 김동진(14·살레시오중2)군은 “우리반의 반절은 ‘원피스’ ‘코난’ ‘식객’ 등을 피엠피(PMP)로 열심히 보는 신세대 만화광들”이라며 “수행평가를 하러 왔다가 만화 주인공같은 만화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행운을 누렸다”고 말했다.

학예사 변길현씨는 “1970년대엔 화형을 당하곤 했던 만화가 공공미술관에서 전시될 정도로 위상이 달라졌다”며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은 보는 것보다 찬찬히 읽어야만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062)510-0141.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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