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상북중, 신언중과 통합 추진에 “마을 침체 불보듯” 반발
울산시교육청이 마을 주민과 교사들이 만든 학교를 폐교시키려고 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18일 “해마다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는 울주군 상북면 상북중과 삼남면 신언중을 통합한 뒤 언양읍 영화초교 근처에 새 중학교를 지어 2011년 3월 개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현재 1~3학년 3학급씩 9학급 290여 명인 상북중과 1~3학년 5학급씩 15학급 440여 명인 신언중을 합치면 새 학교의 규모가 학년당 8학급씩 24학급 700~800여 명으로 커져 폐교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상북면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 지역에서 하나뿐인 중학교가 사라지면 이농현상으로 주민이 1만명이 채 되지 않는 지역 전체가 더욱 침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학교가 없어지면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부모들이 언양읍 등 다른 곳으로 떠날 수밖에 없게 되고, 이 학교로 진학하는 상북면의 초등학교 3곳과 분교 2곳도 머지않아 상북중처럼 폐교될 운명에 놓인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은 상북중의 역사성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 지역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자녀가 진학할 중학교가 없자 주민들이 1948년 상북중 전신인 상북고등공민학교를 만들어 초등학교 건물을 빌려서 운영하다가 한국전쟁 때 재학생 15명이 전사하면서 잠시 문을 닫았다. 이어 53년 향교에서 운영하던 논 6200여 평을 넘겨받아 현재의 위치에 정식 개교했다.
당시 국가에서 학교 건축비를 따로 지원할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학교에 나와 일을 했고 성금이나 농작물을 기부했다. 교사들도 제자들한테 배움의 터전을 마련해 주기 위해 박봉의 급여 가운데 일부를 냈다. 학교를 지은 주민들은 정부인가를 받아 학교를 운영할 재단인 상북학원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상북학원발전협의회를 만들어 펼침막 30~40여개를 곳곳에 내걸고 폐교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상북학원발전협의회 정원식 회장은 “시골의 학교는 마을 발전과 직결되는 등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데도 시교육청이 시골학교를 되살리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주민 공청회나 설명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학교를 없애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행정과 관계자는 “통합될 두 학교 모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으면 몇 년 뒤에는 존폐까지도 고민해야 할 상황이어서 통합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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