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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필리핀계 임재범·중국계 이미자…

등록 2009-11-23 21:29

전국 최대 이주민 가요제인 ‘마이그런트 송 페스티벌 2009’ 영남 지역 예선이 22일 저녁 경남 창원시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대강당에서 38개 팀이 출전한 가운데 열렸다.
전국 최대 이주민 가요제인 ‘마이그런트 송 페스티벌 2009’ 영남 지역 예선이 22일 저녁 경남 창원시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대강당에서 38개 팀이 출전한 가운데 열렸다.
최대 이주민가요제 영남 예선 현장




주부·노동자 등 38팀 열창
리허설땐 주변 눈치 보다
무대 오르자 숨은 끼 발산

경남 고성군에 사는 필리핀 출신 전업주부 글로리아 톨렌티노(39)는 한국 생활 7년째로 두 아이의 엄마이지만 가수가 되겠다는 어릴 적 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노래를 연습할 수 있는 곳은 동네 노래방이 고작이지만, 주부가요열창대회 등에서 윤복희 패티김 등의 노래를 불러 상을 받기도 했다.

대구의 인도네시아 출신 젊은이들은 그룹사운드 활동을 하며 한국에서 가수가 되는 길을 찾고 있다. 핸드릭스 등 5명으로 이뤄진 블랙펑크밴드와 나나 등 4명으로 이뤄진 섹스브렌스밴드가 대표적이다. 휴일마다 교회 등에 모여 연습하고, 인도네시아 카페 등에서 공연도 한다.

전국 최대 이주민 가요제인 ‘마이그런트 송 페스티벌 2009’ 영남 예선이 22일 저녁 경남 창원시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대강당에서 열렸다. 한국에서 유명가수가 되기를 꿈꾸는 주부, 노동자, 유학생 등 이주민 38팀이 출전했다.

경남 밀양에서 온 필리핀 출신 주부 에드렐리아 쿠이나모트(36)가 리허설 도중 “연습을 하나도 못해서 걱정”이라며 다른 출전자에게 엄살을 떨자, 따라온 일곱살짜리 아들이 “아니에요. 우리 엄마 어제도 노래방에서 연습했어요”라며 눈치없이 말을 받았다. 리허설 때는 쭈뼛쭈뼛 눈치를 살피던 출전자들은 대회가 시작되자 두터운 외투 속에 숨겨 두었던 화려한 무대의상 차림으로 열창을 했다.

웬만큼 노래를 한다 해도 어려운 가수 임재범의 노래를 임재범보다 더 잘 부르는 필리핀 출신 세살로스 바너스(35), 눈을 감고 들으면 가수 이미자로 착각할 만큼 맑고 구성진 목소리로 ‘찔레꽃’을 부른 중국 출신 주부 진위화(43) 등 출전자들은 웬만한 국내가수 뺨 칠 만큼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현란한 율동과 빼어난 외모로 비디오형 가수를 꿈꾸는 베트남 출신 주부 전유리(21)와 2명의 중국 출신 동국대 여학생으로 이뤄진 킹스 블루 등은 인기가수 콘서트 못지 않게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어린이예술단 ‘아름나라’ 대표인 고승하 심사위원장은 “참가자들 모두가 놀라울 정도의 실력을 갖춰, 앞으로 우리나라 음악·문화계의 중요하고 새로운 자원이 될 것”이라며 “본선 진출자는 노래 외적인 부분도 일부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날 선발된 7개 팀은 서울·인천, 경기 북부, 경기 남부, 충청·강원, 호남 등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지역예선을 통과한 다른 팀들과 함께 다음달 13일 창원 늘푸른전당에서 열리는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대회추진위원장인 이철승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장은 “우리나라도 이제 이주민 120만명 시대를 맞은 만큼 이주민 출신 가수가 나올 때가 됐다”며 “이 대회를 더욱 발전시켜 이주민들의 가수 등용문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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